노무현 정부는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시스템의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우선 정부는 연구개발투자 효율화를 위한 종합조정기능 강화를 꾀하기로 했다. 이는 곧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의 권한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99년 각 부처의 연구개발사업을 조율하기 위해 설치된 국과위는 그저 관련 부처를 모아 회의를 개최하는 기구일 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에 있는 기초·산업·공공 등 3개 과학기술관련 연구회와 여기에 속한 19개 정부출연연구소를 국과위 산하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또 현재 국과위를 지원하고 있는 과기부 산하기관인 과학기술기획평가원을 과기부에서 완전히 분리해 국과위 사무국으로 전환하고 연구개발기획 및 평가, 조정 기능을 강화하게 된다.
연구성과를 높이기 위한 연구회와 출연연 체제 개선도 잇따른다. 연구회가 국과위 산하로 편입될 경우 연구회 체제의 개편은 불가피하다. 3개 연구회를 그대로 두고 국과위 산하로 편입하기보다는 아예 없애거나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문가들이 주장하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조정될지 주목된다.
이와함께 지역혁신역량 강화를 위해 지방대학을 지역혁신의 주체로 육성하고, 연구개발 및 산업특구 지정과 지방특화사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를 위해 지방과학기술특구의 경우 6개 정도를 지정, 육성하고 10여개 지방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집중지원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 다만 과학기술특구의 경우 지난 대덕토론회에서 노 당선자가 밝혔듯이 더 연구검토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정책기획 및 수립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IT강국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한 후속작업도 계속된다. 세계일류의 IT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현재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소프트웨어(SW)와 디지털콘텐츠 등 IT서비스 산업 활성화에 주력한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보안SW와 온라인게임 등에 대해 집중적인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지식정보 기반의 산업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첨단·원천·융합기술 개발을 통한 신산업 창출, 핵심부품·소재의 세계적 공급기지화, 중소·벤처기업 육성으로 역동적 산업구조 구축 등이 이뤄진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에따라 기초연구에서부터 산업화에 이르는 기술적 연계에 초점이 맞춰진 맞춤형 산업지원정책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과학기술중심사회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과학문화 확산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국민과 함께하는 과학문화 창달과 과학기술인 사기진작으로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청소년들의 이공계 진출 촉진을 위해 장학금 지급확대, 병역특례 혜택 확대, 연구원 연금제도 제정 등 다양한 유인책도 펼치게 된다.
이밖에 과학기술인력 양성, 남북 과학기술협력 강화, 기초과학 육성, 글로벌 연구체제 구축 등이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학기술정책 과제들로 꼽히고 있다.
<권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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