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무역수지 `적신호`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의 무역수지가 2001년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3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은 1월 수출이 작년 동월대비 39.6% 늘어난 16억400만달러, 수입은 31.0% 증가한 16억달러를 기록해 400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내면서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나타냈다.

　그러나 2월 들어서는 17일까지 수입이 8억1200만달러에 달한 반면 수출은 4억9800만달러에 그치면서 수입이 훨씬 많아졌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의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비메모리 제품은 수입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산 D램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의 상계관세 조사 예비판정이 3월말부터 잇따르는 만큼 수출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산자부가 전망한 올해 반도체 수출 198억달러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무역수지는 지난 88년 2100만달러의 적자를 낸 이후 계속 흑자기조를 유지, 98년 47억6500만달러, 99년 27억9100만달러, 2000년 60억8300만달러 등의 흑자를 내면서 90년대 후반 무역수지 흑자행진의 버팀목이 됐다.

　그러나 2001년 D램 가격의 침체로 수출이 142억5900만달러에 그치고 수입은 155억4700만달러에 달하면서 13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전환됐고 작년에도 수출 166억3100만달러, 수입 174억7600만달러로 8억45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산자부는 “원유 등 에너지원 도입단가가 상승한 것 외에 반도체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현재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