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계, 유동적인 사업자 투자계획 등으로 어려움

 통신사업자들의 유동적인 투자계획과 급격한 시장환경 변화로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연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트워크업계는 올해 VDSL과 무선랜이 침체에 빠진 통신장비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으나 통신사업자들의 투자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표준 문제가 불거져 사업전략을 짜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리넷과 텔슨정보통신·다산네트웍스·기가링크·현대네트웍스 등 VDSL장비 업체들은 KT와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들의 장비구매전략과 가격정책에 변수가 많아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VDSL장비업체들은 통신사업자들이 13M급 장비 구매에 나선지 몇달도 안돼 연이어 20M급 장비와 50M급 장비구매에 나선데다 QAM방식 장비와 DMT방식의 장비구매를 병행함에 따라 주력 생산품목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또 통신사업자들이 VDSL장비 구매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시장상황에 따라 장비규격과 물량 및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입장이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인피니온과 메타링크, 이카노스 등 VDSL 칩세트 공급업체들마저 다양한 버전의 칩세트를 잇따라 출시, 장비업체는 물론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해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무선랜업계는 IEEE802.11a와 IEEE802.11g가 현행 무선랜 기술방식인 IEEE802.11b를 대체할 기술로 부상함에 따라 대응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IEEE802.11b의 경우 최고 속도가 11Mbps에 불과해 54Mbps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IEEE802.11a/g로의 전환이 불가피한데 두 가지 기술 중 어느 쪽이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IEEE802.11b 기반 무선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T와 하나로통신 등은 현재 검토작업만 벌이고 있을 뿐 향후 업계의 장비개발 상황을 지켜본 후 더 우월한 방식을 차기 기술방식으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무선랜업계는 어쩔 수 없이 두 가지 기술방식에 대한 개발 준비를 모두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한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개발역량을 기울였다가 만약 통신사업자가 다른 기술로 무게중심을 옮기면 낭패를 볼게 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중소 벤처기업인 무선랜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진행하고 있는 중복개발에 대해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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