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혁명이 시작됐다](8)차세대네트워크(NGN)프로젝트

 310평의 공간에 꾸며진 KT의 홈디지털서비스(HDS:Home Digital Service) 시연관에는 가까운 미래의 디지털 라이프를 직접 체험해 보려는 방문객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방문자는 시연관내에 있는 체험관에서 미래의 전자기기들을 하나하나 만지고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다. 실제 환경과 동일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기반으로 주택과 교실, 상점 등이 드라마 세트처럼 꾸며져 있다. 시연관의 모든 가전기기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컴퓨터 디지털 신호 방식이 가전기기에 들어가 컴퓨터, 디지털 텔레비전, DVD플레이어 등 모든 디지털 제품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식이다. 외부에서도 전화선이나 인터넷을 통해 집안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카페 한켠에 앉은 방문자가 PDA를 꺼내 현관문이 잘 잠겨 있는지를 확인해 본다. 이번에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PDA로 찾아본다. 식탁에서 라면을 먹고 있다.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라면 역시 방문자가 외출하기 전에 미리 설정해 놓은 것이다.

 이처럼 KT가 추구하는 ‘홈 디지털 서비스’는 ‘Any Time, Any Where, Any Device and Any Contents’의 4A 개념을 바탕으로 유·무선, 위성 등을 이용한 초고속 네트워크와 디지털 가전을 하나로 통합한 미래형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같은 미래 디지털 라이프의 모습은 KT 시연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이동통신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도 LG전자와 공동으로 무선인터넷을 통해 집안의 디지털 가전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KTF와 LG텔레콤 가입자는 무선인터넷을 통해 LG전자의 홈네트워크 전용 사이트인 드림엘지(http://www.DreamLG.com)에 접속해 냉장고, TV, 세탁기, 에어컨, 온풍기 등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유선 인터넷이 없는 길거리에서도 이동전화의 무선인터넷을 통해 각종 가전의 켜짐·꺼짐 상태를 확인하고 작동시키거나 온도·시간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나아가 외부인이 초인종을 누를 경우, 이동전화를 통해 정지영상이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바일 보안도 가능하다.

  KTF와 LG텔레콤은 이달말까지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하고 3월부터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에 돌입한다. 이 회사들은 하반기에는 상용서비스와 함께 조명, 보일러, 방범 등 홈네트워크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도 무선망을 이용한 원격제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첨단 건물로 유명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이동전화망을 이용한 원격제어 서비스가 실제로 제공되는 대표적인 사이트다. 이미 타워팰리스 입주자 1500가구는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네이트에 접속해 에어컨 온도조절, 세탁기 작동, 가스밸브 상태 표시와 차단, 특정 콘센트 켜기·끄기를 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가전기기들이 하나로 엮이게 된 것은 유·무선 통신망이 통합됐기 때문이다. 음성 전달 수단에 불과했던 유·무선 통신망이 이제는 모든 전자제품을 연결시키는 인프라로 등장한 것이다. 이같은 변화의 종착점은 결국 모든 사물을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구현이다.

 모든 통신 형식이 디지털화되면서 전송방식에서의 음성과 유선 구분도 무의미해지기 시작했다. 유선망과 무선망의 구분이 희미해지면서 하나로 통합된 통신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통신사업자들은 유·무선통합, 음성·데이터 통합이라는 통신망 발전에 대비해 모든 통신망이 같은 공간내에서 작동하는 차세대네트워크(NGN)를 구상하고 있다. NGN 환경에서는 이용자들이 어떤 단말기기로 통신을 시도하더라도 결국 콘텐츠와 전자 기기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통신망은 유선인터넷과 무선인터넷이 분리되어 있어 원격제어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단말기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NGN 환경에서는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유·무선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 더욱이 초고속, 광대역으로 통신을 할 수 있어 상상속의 디지털 라이프가 실제로 펼쳐진다. KT는 오는 2007년을 목표로 NGN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다른 국내외 사업자들도 2010년까지는 NGN 환경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NGN 환경 속에서는 그동안 PC에만 부여됐던 인터넷주소(IP)가 TV, 세탁기, 냉장고, 라디오, 폐쇄회로 카메라 등 모든 기기에 하나씩 붙게 된다. 복잡하게 연결되는 신경망이 통신 네트워크라면 통신망의 주요 지점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IP다. 이미 디지털 가전으로 불리는 인터넷 냉장고, TV 등에는 IP 주소가 부여되기 시작했다.

 모든 사물이 통신망으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서는 가전제품뿐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자신만의 고유한 주소를 갖게 된다. 가로등, 도로, 손잡이, 옷 등도 IP를 갖게 되고 사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필요한 사물에 접근이 가능해진다. 유비쿼터스 환경을 겨냥한 새로운 인터넷 주소 체계로 IPv6(Internet Protocol version6)가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기식 표준연구센터장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화의 중심에는 IPv6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터넷 기술이 자리잡고 있으며 유비쿼터스 환경은 IPv6를 통해 실현될 것”으로 예견했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NGN, IPv6 등 유비쿼터스 환경을 목표로한 차세대 네트워크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팀장 :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성호철특파원(일본) hcsung@etnews.co.kr

 

 <박스1> NGN이란

 NGN(Next Generation Network)은 전화망(PSTN)·인터넷·ATM·FR·전용망·무선망 등의 서로 다른 망을 하나의 공통된 망으로 구조를 단순화해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한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를 말한다.

 이용자들은 어떤 장치를 통하든 언제·어디서나 어떠한 크기의 정보라도 얻을 수 있다.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고품질·시큐리티·고신뢰성을 기반으로 초고속 유무선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NGN은 가입자 단말기부터 교환기에 이르기까지 통신망 전체를 패킷 방식으로 구성하는 ALL IP망으로 구성, 유선과 무선을 결합한 개념의 차세대 네트워크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통신망과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음성과 데이터,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의 융합으로 대변되는 NGN시대에는 기존의 통신영역 구분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1단계로 내년부터 오는 2005년까지 유선망과 무선망·회선망·패킷망을 상호 연동하고 오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2단계로 서비스 통합을 실현한 이후, 3단계 사업에 들어가는 오는 2009년부터는 All-IP 기반의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3단계 차세대 통합망기본정책(안)을 마련중이다.

 

 <특별기고> 유비쿼터스 혁명 시대의 이동통신 기술 발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이동통신연구소 소장 한기철(kchan@etri.re.kr)

 PCS와 IMT2000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Anytime, Anywhere, Anybody’ 형태의 3A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끊김없는(Seamless) 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3A 이외에 ‘Anynetwork, Anydevice, Anyservice’ 개념을 추가한 6A 기반의 서비스가 요구된다. 그리고 이같은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Computing, Communication, Connectivity, Contents, Calm’ 등 5C 기술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현재의 네트워크만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선 통합, 홈 네트워크, PAN, 인체 네트워크, 마이크로 네트워크 등 다양한 통신 네트워크의 발전과 상호 연계를 통해서만 제공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네트워크부터 유·무선 및 방송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네트워크가 통합·운용되는 명실 상부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구현하려면 브로드 밴드 액세스 기술, 이동(Wireless & Mobile) 기술, 서비스 이용 및 네트워크 접속을 상시 보장하는 기술, IP 네트워크 기술 등과 같은 이동통신 인프라 기술이 중요하다. 특히 인간이 접촉할 수 있는 모든 사물을 기반으로 이루어질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각 요소마다 고유의 식별 정보를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IPv6 주소 체계도 필요하다.

 또 네트워크 종류나 서비스 상태와 무관하게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신체 일부처럼 휴대가 용이(Wearable)하면서도 통신 단말 기능과 휴대 가전 기능을 모두 지녀야 하고 다양한 서비스 및 액세스 기술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수용할 수 있는 재구성 가능(Reconfigurable)한 단말 기술이 요구된다.

 이같은 이동(Wireless & Mobile)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 주변의 마이크로 네트워크가 임의적으로 구성(Ad hoc Network)되고 이동 또는 위성 네트워크를 포함한 매크로 네트워크와 결합, 궁극적으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특히 시스템 구조 차원에서는 All-IP나 NGN 형태의 진화와 서비스 및 개인 이동성의 제공 그리고 다양한 미디어 방식의 단말을 활용하기 위한 SIP 기반의 서비스 진화 등이 진행되면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된다.

 국내 IT산업을 이끌어온 이동통신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일찍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및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는 영역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무선 인터넷 단말의 휴대성과 문자 또는 멀티미디어 정보 그리고 유무선 네트워크 및 서비스의 통합과 개방 추진 등이 이동통신을 이용해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국내에서도 차세대 이동통신에 관한 각종 연구·개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초고속 패킷 무선전송 기술과 애드호크(Ad hoc) 네트워크 및 SDR 플랫폼 그리고 SIP 기반으로 서비스 및 개인 이동성이 제공되는 이동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선도하는 이같은 노력들이 성공한다면 동북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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