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침해사고 협동대응체계 논의 결론없이 끝나

　‘1·25 인터넷 대란’ 같은 국가적 정보침해 사고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자는 논의가 각 기관의 이기주의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는 20일 검찰·경찰·국정원·국방부·정통부 등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보호 관련 간담회’를 열고 정보침해 관련 비상대응체계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렇다 할 의견접근을 보지 못했다.

　인수위는 지난 1·25 인터넷 대란 이후 정보침해 사고시 각 관련기관에 긴급조치를 명령, 조기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문제삼고 각 기관이 적절히 역할을 분담한 가운데 일률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는 통합기구를 창설하겠다는 정책제안을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 인터넷망의 현황을 24시간 체크할 수 있는 상황실의 설치와 정보침해 사고대응기구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산하에 포함시키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회의에 참석한 각 기관 측은 상황실 운영과 NSC 포함 등에는 대부분 동의했으나 ‘통합 정보침해 사고대응기구의 운영을 누가 맡을 것인가’와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인터넷망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가’ 등 기관간 주도권이 달린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 문제를 차기 정부에서 논의하기 위한 테스크포스 구성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차기 정부의 정부조직 논의시 논의하자”는 ‘결론 아닌 결론’만 내고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침해사고 대응체계 구축은 차기 정부의 몫으로 남겨지게 됐다.

　한 회의 참석자는 “현행 체제에서는 신속한 정보공유 및 협력이 어려워 또다시 1·25 인터넷 대란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가 없다”며 “해묵은 문제인데도 각 기관의 입장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인수위가 세부적인 정책을 만드는 기관도 아니고 이날 회의가 결론을 내리자는 취지도 아니었지만 정권 초기이자 사고(1·25 인터넷대란) 직후에도 협력기류가 조성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