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반도체 유통업체들이 한국에 디자인 및 물류 센터를 조성하는 등 한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로·에브넷·윌라스어레이·윈텍 등 세계적인 반도체 유통업체들은 최근 기업 인수 및 합작 등을 통해 한국에 현지법인 설립과 물류센터 조성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 1위의 반도체 유통업체인 애로는 최근 삼보컴퓨터 등 주요 협력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고객기술지원(FAE)을 위해 한국법인 인원을 20여명 확충하고 공급망관리(SCM) 개념을 적용한 지능형 통합 유통망을 갖출 계획이다. 애로는 이를 위해 서울 양평동 물류센터(ware house)와 고객사 물류창고내에 부품을 보관하는 인 플랜트 스토어(in plant store)를 확대하고 디자인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다. 양윤복 한국지사장은 “올해 한국시장에서 70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브넷은 VDSL칩세트 판매호조로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법인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정비에 들어갔다. 에브넷은 또 한국에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고객사-유통사-공급사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 부품소싱에 대한 경쟁력과 디자인 개발력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홍콩의 다국적 반도체업체 윌라스어레이는 최근 국내 엔젤들과의 합작투자를 통해 한국내 법인을 설립했으며 대만의 윈텍과 WPI는 각각 중소 반도체 유통업체인 동백물산과 대진의 지분을 인수,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이같은 다국적 반도체 유통업체들의 움직임은 중국이 거대 IT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중국내 이동통신 및 디지털컨슈머 시장에 비교적 빠르게 진입한 한국 업체들과의 동반진출을 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다국적 유통업체들의 거점이었던 대만·싱가포르·홍콩 등이 쇠락하면서 상대적으로 IT분야에 빠르게 투자한 한국 업체들의 시스템개발 기술에 외국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망을 갖춘 다국적 반도체 유통업체들이 한국시장 확대에 가속도를 붙임에 따라 국내 중소 유통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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