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업황 회복 기대로 주목

 반도체 장비주들이 업황 회복 기대로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주들의 주가도 다소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한 시장 분위기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주 초반 강한 반등세를 보이던 반도체장비주들은 잠시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다가 20일 또다시 큰 폭으로 반등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신성이엔지와 케이씨텍은 각각 8.7%, 7.6% 상승한 3480원, 3930원으로 마감됐다. 디아이는 6.4% 상승한 2300원, 미래산업도 7.1% 오른 1345원으로 장을 마치는 등 반도체장비주들의 주가상승이 돋보였다.

 이런 상승세는 반도체시장의 대표적인 선행지표인 북미 반도체장비 BB율이 지난달 상승 두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반전한 0.92를 기록,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이 하락세를 보였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에 대해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적인 반도체장비 업황 회복은 하반기에나 기대되지만 국내의 경우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이미 업황 회복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북미 반도체장비 BB율이 하락한 것은 아직 미국 정보기술(IT) 경기와 반도체산업 전망이 불투명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지 않고 있는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TFT LCD 설비투자 증가, LG필립스LCD의 5세대 라인 증설 등으로 세계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장비수요가 많은 상황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국내 반도체장비 출하액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집행 등으로 3개월째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반도체장비시장의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장비업체를 탐방한 애널리스트들은 과거와 같은 단가인하 압력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의 부정적 전망이 있긴 하지만 장비업체들의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 등으로 비용이 절감되고 있고, 각 업체의 고마진율 제품의 비중이 소폭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2001년과 지난해 회계감사의 강화와 맞물려 이연된 개발비와 재고자산 등을 꾸준히 손실처리했다는 점도 올해 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장비업체들은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등 지난 2년여의 부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삼성과 LG의 공격적인 투자와 장비업체들의 수익개선 노력으로 점차 실적 개선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D램 가격 급락으로 삼성전자의 투자가 감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데다 아직 삼성전자가 외산 장비 위주의 도입정책을 쓰고 있어 선별적인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게 관련 애널리스트들의 조언이다.

 김문국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장비업체들의 주납품처인 삼성전자의 설비투자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 및 LG필립스 라인 건설시 가장 먼저 수혜가 발생하는 신성이엔지, 삼성전자 12인치 라인에 장비를 납품한 피에스케이, 주변장비업체인 한양이엔지·케이씨텍·에스티아이·아토 등이 투자 유망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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