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식 교통카드의 첨단 기능성이 2·18 대구지하철 참사에서도 입증됐다. 신용카드 겸용으로 발급되는 후불교통카드는 특정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회원과 시점을 정보시스템을 통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덕분이다.
대구지하철 교통카드를 발급 중인 국민카드(대표 주영조)는 이번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사고시점인 지난 18일 오전 8시부터 10시 30분까지 대구 현지의 ‘국민패스카드’ 이용실적을 분석한 결과 탑승기록만 있고 하차기록이 없는 회원 50명을 발견했다. 국민카드는 이들 본인과 가족을 대상으로 일일이 전화 확인을 거친 결과 45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계속 연락이 두절된 나머지 5명은 끝내 이번 참사의 피해자로 밝혀졌다. 안타깝게도 5명 가운데 3명은 부상자, 2명은 실종자로 드러난 것이다.
흔히 항공·선박 등 탑승자 명단을 기록·관리하는 경우와 달리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은 본인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비접촉식(RF) IC칩이 내장된 후불교통카드는 회원 정보와 탑승수단·시점·이용구간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예기치 못한 사고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후불교통카드는 또 다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통상 하루 단위로 묶어 일괄정산하는 ‘배치처리’ 방식이지만 이번 대형사고 상황에서는 중앙정보시스템에서 직접 파악할 수도 있다.
국민카드는 “이번 사고의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이와 함께 “후불교통카드의 유용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고 밝혔다.
국민카드는 신용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 1월부터 대구지하철에 후불교통카드를 발급해왔으며 현재 서울·인천지역을 포함해 900여만명의 패스카드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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