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쇼핑몰 시장이 또 다시 ‘가격을 통한 출혈경쟁’으로 요동치고 있다.
최근 경기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일부 쇼핑몰을 제외하고는 당초 기대한 만큼 매출이 오르지 않자 한동안 주춤했던 가격 경쟁이 재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값’을 표방한 쇼핑몰이 등장하는가 하면 쇼핑몰 규모에 관계없이 원가 판매, 최저가 보상 등을 잇따라 표방하며 치열한 가격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매출규모’보다는 ‘수익’이 당면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시장질서를 허무는 출혈 가격경쟁은 결국 전체 쇼핑몰 이미지는 물론 업체 모두에 전혀 득이 될 게 없다며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인터넷 홈쇼핑을 표방하는 K사는 최근 사이트를 전면 개편하면서 ‘최저가격 보상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K사는 최저가격제를 통해 해당 사이트에서 구입한 상품 가격이 다른 인터넷 쇼핑몰보다 비싼 경우 차액의 2배를 적립 포인트로 보상해 주기로 했다. 가격 비교 사이트가 활성화된 상황에서 일부 상품의 경우 원가 수준에도 판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인터넷 쇼핑몰 G사는 “국내 최저가를 확신한다”며 아예 원가에 팔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G사는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5만여 상품을 대상으로 공급가격에 카드 수수료와 부가가치세만 포함한 저가에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G사에서 판매하는 유아용 카시트의 경우 13만9800원으로 이는 주요 가격 비교 사이트에 등록된 최저가보다 무려 3만5200원이나 싼 가격이다.
꽤 이름이 알려진 종합 쇼핑몰 S사도 가격 비교 사이트를 체크하면서 일부 상품의 경우 중소 쇼핑몰보다 저가에 물건을 올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쇼핑몰 업체에서는 “용산 등에 사무실을 가진 소규모 쇼핑몰이 부도난 업체의 상품, 소위 ‘땡’처리 물건을 싼값에 매입해 미끼상품 용도로 올리는 경우가 간혹 있다”며 “하지만 기본적인 고정비용을 가진 대형 쇼핑몰이 마진폭이 뻔한 상품을 기본 판매가격 선을 무너뜨리면서까지 파는 배경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 서비스를 오픈한 하프플라자는 아예 반값에 물건을 판다고 선언해 당시 쇼핑몰 업계에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하프플라자는 이를 감당하지 못해 사이트를 폐쇄하고 대표를 비롯한 주요 직원은 잠적한 상태다.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는 “인터넷 쇼핑몰이 초기에는 새로운 유통채널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 상품에 대해 마진을 남기지 않고 판매할 수 있겠지만 ‘흑자’가 당면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출혈 가격경쟁은 모든 쇼핑몰 업체가 다같이 망하는 지름길”이라며 “시장질서를 흐리는 지나친 가격경쟁보다는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길이 온라인 쇼핑몰이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잡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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