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두 10대 소녀, ‘타투(t.A.T.u.)’가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2일 재발매된 싱글 ‘All The Things She Said’는 빌보드 싱글 판매 차트 3위, UK 싱글 차트 연속 3주 넘버원이라는 기록을 갱신하며 팝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 곡은 몽환적인 사운드와 십대 특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매력만점의 곡으로, 두 소녀간의 동성애를 다룬 충격적인 영상(키스신 포함) 때문에 음악팬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11일 다음 포털사이트의 ‘화제의 뮤직비디오’ 섹션에 ‘충경 영상! 두 소녀의 러브스토리’라는 제목으로 뮤직비디오가 올려지면서 하루 100만명 이상이 조회할 정도로 대단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의 인기 검색어로 ‘tatu’가 등장했는가 하면, ‘율리아와 레나의 러브스토리’라는 팬 카페에는 하루에 20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을 정도로 연일 장사진이다.
덕택에 ‘200㎞/h In The World Lane’ 앨범도 인기 절정이다. 타투의 음악에 매료된 사람들이 주문을 하면서 인터넷 음반 쇼핑몰마다 재주문이 잇따르는 등 발매된 지 1주일만에 5000장이 판매됐다.
원래 타투는 본국인 러시아에서 타티(Taty)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100대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에 통과, 그룹을 결성하게 된 것이다. 이후 인터스코프 레이블이 타투의 능력을 간파, 2002년 10월부터 영어시장 공략에 들어가 MTV 유러피안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카일리 미노그의 ‘베스트 댄스’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다.
데뷔앨범 ‘200㎞/h In The World Lane’은 전반적으로 매혹적인 가사와 멜로디가 파괴와 고통에 가득찬 10대 소녀의 아슬아슬한 감성을 노래하고 있다. 더구나 미소녀에게서 풍기는 묘한 매력과 동성애적인 느낌은 일렉트로닉과 록, 팝적인 선율과 어우러져 중독성이 강한 사운드를 뿜어내고 있다. 이들이 기본적으로 담고자 하는 슬픔과 고통의 정서는 ‘30Minutes’의 서글픈 피아노 선율과 ‘Stars’의 애상적인 사운드로 표현돼 있다.
타투의 음악에는 한곡 한곡 트랙이 넘어갈수록 깊이 빠지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변화무쌍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에 더욱 깊이가 있다. 차가운, 공허한, 몽환적인, 파괴적인… 이것이 바로 타투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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