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폭락 원인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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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R 256Mb SD램 가격의 심리적 지지선인 3달러선이 붕괴됐다.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 11월 4일의 8.50∼9.00달러(평균가 8.88달러)에 비하면 불과 3개월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셈이다.

 지난해 3월초에도 이 제품의 평균거래가격이 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3개월 후인 6월 중순께 5달러 중반으로 급락하긴 했으나 당시의 하락률은 40% 정도에 불과했다.

 ◇왜 떨어지나=최근의 D램 가격 급락원인은 수급불균형에 있다. 지난해 11월 1주분까지 하락했던 D램 생산업체들의 재고량은 최근 다시 최대 3주분으로 급등, 공급과잉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반해 D램 수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PC판매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전통적으로 겨울방학은 연간 최대의 PC성수기로 손꼽혀왔지만 올해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최근 대만증권거래소가 집계한 대만업체들의 1월 PC 및 노트북PC 관련 매출은 전월대비 각각 3.0%와 1.8%가 감소하는 등 최대 성수기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의 난야, 프로모스, 모젤바이텔릭 등 D램업체들의 1월 매출은 전월대비 최대 15.9%, 평균 6.5%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적인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PC는 물론 D램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는 IT경기에 기인한다. 재작년 9·11 테러사태 이후 위축된 IT경기는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 가능성으로 인해 반년 이상 요지부동 상태다.

 여기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상태는 더욱 악화돼 3%로 추정됐던 세계 경제 성장률이 1.5% 미만으로 조정될 것이라는 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고 보면 전쟁이 일어나거나 전쟁없이 현상황이 지속되거나에 관계없이 시장성장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나빠지자 18일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밀루노비치는 “올해 PC시장 성장률은 기껏해야 2% 성장하거나 오히려 1%가 감소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바닥은 어디인가=지난 3개월 사이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비롯해 대만 D램 제조업체들의 DDR SD램 증산활동이 원활해지고 12월 이후 때이른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DDR 256Mb SD램 가격은 3개월간 무려 66.5%가 하락했다.

 여기에 독일 인피니온과 대만 프로모스의 제휴관계에 금이 가면서 인피니온은 자체 증산을 통해 부족한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고 프로모스 또한 생산량을 종전대로 유지하고 있어 수급상황은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졌다.

 설상가상으로 마이크론이 2월말 분기 결산기를 맞아 재고처분 및 매출확대 목적으로 시장에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아 D램 가격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D램 업체들의 제조원가인 4달러를 크게 밑돌면서 원가부담이 가중돼 최악의 경우에도 2달러 중후반대 이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서는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고 오는 3월 신학기 시즌을 맞아 다소 반등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요확대를 초래할 만한 호재가 여전히 부족한 상태여서 상승하더라도 일시적인 상승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D램 가격은 2월 하락, 3월 일시적 반등, 연간 최대 비수기인 4∼5월 재차 하락 등의 과정을 거쳐 이르면 6월께나 돼야 본격적인 상승국면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