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동북아 중심국 건설과 IT

◆장세탁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stchang@busanit.or.kr

 

 동북아 중심국가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끄는 새 정부의 국정 중심정책이다. 이는 오늘날 일본과 중국이라는 두 공룡 사이에서 한국에게 주어진 근본적인 미래 생존에 대한 절박한 고민과 그에 대한 나름의 해답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21세기 세계 경제의 중심이 중국을 축으로 동북아로 옮겨오고 있는 이 시점에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은 국가 비전으로는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그 자체가 시의적절한 거대한 국가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동북아 중심국가란 무엇인가.

 우선 중심국가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 관점, 즉 물적 흐름의 중심지, 상적 흐름의 중심지, 정보 흐름의 중심지란 의미다. 따라서 한국이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동북아 물적 흐름, 상적 흐름, 정보 흐름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을 통해 물건이 오가고, 한국을 통해 돈을 주고받으며, 한국을 통해 정보를 얻고 보낼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이 물적 흐름의 중심지가 되려면 물류산업이, 상적 흐름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이, 정보 흐름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IT산업이 주변 경쟁국보다 발전할 수 있는 고유의 경쟁우위 요소가 있어야 한다.

 먼저 한국이 물류흐름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까. 현재 인천국제공항을 개항했고, 부산 신항만을 건설 중이며, 한반도횡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음으로 상적 흐름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은. 한국 금융산업의 후진성과 금융 비즈니스 환경의 낙후성 등으로 인해 동북아 금융 중심지가 되는 것은 불투명해보인다. 그러면 정보 흐름의 중심지가 될 수는 있는가.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정보통신망 등 IT 인프라는 분명 유리한 요소나 이를 통해 생산·가공되고 유통되는 정보, 즉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문제다. 결국 현재의 여건만으로 한국이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닌 것이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 동북아 중심국가가 되기에 실현 가능한 국가적 전략은 있는 것인가. 그 해답은 ‘IT’에 있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먼저 신항만·신공항·신철도 건설을 통해 동북아 물류 네트워크 흐름이 한반도를 거치도록 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부산이 신항만을 건설 중이지만 상하이 등 중국 역시 신항만 건설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데다 인건비 역시 비교가 안될 정도로 매우 싸 부산이 동북아 허브항만으로의 위치를 확보하자면 뭔가 차별화된 경쟁력 우위 원천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해답이 바로 IT다.

 신항만이든 신공항이든 한반도횡단철도든 물류중심지가 되려면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IT중심의 전자항만·전자물류시스템 구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이 동북아 금융산업의 중심지가 되는 데는 많은 걸림돌이 있겠지만 IT를 통해 훨씬 빨리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한 좋은 예로 한국의 선물·옵션시장 규모는 이미 양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한국의 선물·옵션시장이 극히 짧은 시간에 이처럼 성장·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 바로 IT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동북아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쟁국보다 한발 앞선 우리 것의 우수한 e금융 및 사이버트레이딩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아시아 각 지역으로 수출한 후 네트워크로 연계해 중심이 되는 것도 좋은 전략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고속정보통신망 등 잘 갖춰진 IT 인프라를 이용해 콘텐츠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함으로써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콘텐츠 생산·가공·유통 중심지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과거 오프라인시대에는 홍콩이 아시아의 음악·영화산업 등의 중심지였다면 온라인시대에는 한국이 동북아 음악·영상·영화·게임산업의 중심지가 돼야 하고 현재 그렇게 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국제표준(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전문IT 및 마케팅 인력을 계속 배출해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결국 21세기 한국의 비전이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이라고 한다면 이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의 보이지 않은 손은 ‘IT’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동북아 중심국가의 논의는 신공항·신항만·한반도횡단철도 등 주로 하드웨어중심으로 이뤄져왔다. 이제는‘IT’를 기본 축으로 해 한국을 동북아의 물적 흐름, 상적 흐름, 정보 흐름의 중심지로 바꾸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국가 마케팅전략 연구개발에 온국민의 힘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개념을 입이 아닌 가슴으로 실천하는 마음을 우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새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해줄 것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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