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격을 무기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컬러TV업체들이 최근에는 고급 첨단 디지털제품시장까지 진출, 세계적 메이저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창홍, TCL, 하이얼 등 중국의 대표적인 컬러TV 업체들이 최근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프로젝션TV, PDP, LCD TV 등 첨단 고급제품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려나가는 추세다.
특히 백색가전과 DVD플레이어에 이어 컬러TV 시장에서도 저가공세를 펼쳐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일본 업체들도 중국산 공세에 대응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는 브라운관TV 시장에서 이미 시작됐다. 14인치 컬러TV의 경우 100달러 안팎에서 구입할 수 있을 정도며 최근에는 프로젝션TV 시장에서도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례로 국내 대기업의 56인치 제품은 북미지역에서 2399달러에 거래되는 반면 아펙스(APEX, 창홍의 북미향 브랜드)의 57인치 모델은 1799달러로 약 25%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해 7월 TCL은 중국 내수제품의 경우 40인치 PDP TV 가격을 5만위안(약 762만원)에서 2만9800위안(약 454만원)으로 전격 인하했다.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 10월에야 PDP TV 가격을 인하, 42인치 제품의 경우 600만원 가량에 가격이 형성되는 점을 볼 때 가격인하 속도가 훨씬 빠르다.
중국 업체들은 생산량에서도 급속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중국 컬러TV 시장의 최근 동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컬러TV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늘어난 5000만대에 육박했으며 판매량은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한 4400만대를 기록했다. 수출 물량 역시 전년 대비 80% 증가한 1800만대를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로젝션TV, PDP TV 등 첨단 컬러TV 제품 판매량도 폭증, 과거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공급하던 중국 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IT 전자 관련 정부부처인 신식산업부에서 작년 9월 중국의 주요 백화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다르면 도시바, LG전자, 소니, 마쓰시타, 삼성전자가 프로젝션TV 시장점유율 71.3%를 차지하며 빅5를 기록한 데 이어 창홍(9.1%)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이처럼 중국 TV업체들이 생산량 급증 및 가격경쟁력을 내세워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는 한편 첨단제품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자 국내 제조업체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영상전략마케팅팀장 김영윤 상무는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지원 등으로 막강한 원가경쟁력을 가진 데다 기술 수준도 향상돼 성장 잠재력이 크다”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아직까지 따라오지 못한 고급 제품에 대한 시장공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박석원 상무도 “과거 DVD나 아날로그 브라운관TV를 중심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던 중국 업체들이 최근 들어 첨단 디지털TV 제품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제조업체들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전략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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