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금융·기업 등의 구조개혁을 게을리하고 경제개방을 확대하지 않으면 잠재성장률이 2008년 이후 4.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1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 전망 2003∼2012’에 따르면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80∼90년대 노동투입량과 노동자교육 수준, 물적 투자 중심에서 앞으로는 제도 개선과 성장요소의 효율적인 배분을 의미하는 총요소생산성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취업자 수와 투자가 적정 수준에 근접했고 대졸자 인구도 계속 늘어 노동 수준이 선진국과 비슷해지고 있으나 제도 개선과 경제개방도는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요소생산성의 잠재성장률 기여도를 80년대의 1.7%포인트와 90년대의 1.0%포인트에서 올해부터는 2.0%포인트로 높여나가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총요소생산성을 2.0%포인트로 높인다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올해부터 2007년까지 평균 5.4%, 2008∼2012년 5.1%로 2003∼2012년 평균 5.2%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제도의 질과 대외개방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 총요소생산성이 1.5%포인트에 그친다면 잠재성장률은 2003∼2007년 평균 4.8%에서 2008∼2012년에는 4.5%로 떨어져 2003∼2012년에는 4.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대외 개방이 확대되면 물적 투자도 같은 기간 0.1%포인트 늘어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업·금융·노동 등의 여러 분야에서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91∼2000년 잠재성장률은 평균 6.3%였으며 이 중 잠재성장요인별 기여도는 취업자 수 1.2%포인트, 노동자 교육 수준 0.9%포인트, 물적 투자 4.0%포인트, 총요소생산성 1.0%포인트였다.
90년대는 물적 투자가 높고 인적 자본이 훌륭했으나 이를 잘 활용할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해 총요소생산성이 낮았다는 것이다.
KDI는 “우리 경제는 선진국형으로 전환되는 단계에 있어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투입량과 물적 투자보다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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