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설명서 어렵다

 ‘설명서가 너무 어려워요.’

 컴퓨터·휴대폰 등 각종 전자제품에 대한 설명서가 어려운 어휘나 비문에 가까운 표현이 많아 사용자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연구원은 최근 컴퓨터와 자동차·휴대폰 등 74종의 제품 372건의 설명서를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제품 설명서의 문장실태연구 1’을 발간, 이들 제품 설명서 문장 가운데 지나치게 어려운 한자어를 쓰거나 외국어 남용하고 쉬운말을 어렵게 표현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며 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우선 어려운 한자어를 사용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게 된 사례로는 ‘나무로 만든 창문에는 취부할 수 없습니다’라는 에어컨 설치 설명서의 문장의 ‘거치’ 및 ‘전압선택 스위치를 220V로 절환시킨 다음 사용’하라는 문장의 ‘절환’, 휴대폰 설명서에 등장하는 ‘거치’라는 표현 등이 지적됐다.

 이들 표현은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어려운 한자어이거나 일본식 한자어로 각각 ‘설치’ 및 ‘바꿈’ ‘꽂아주다’ 등의 우리말로 바꿔주면 이해가 쉽다.

 또 비디오설명서에 등장하는 ‘슈퍼트래킹’이나 ‘노이즈’ 및 모뎀설명서의 ‘SNMP’ ‘Remote Network’ 등 외국어를 그대로 씀으로써 어려워진 문장도 많았다. 이들은 ‘고속탐지기능’ 및 ‘화면 떨림’ ‘간이통신망관리규약’ ‘원격 통신망 관리’ 등 쉬운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는 것 등이 국립국어연구원이 이번 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내용이다.

 이밖에 우리말로 표현한 문장 가운데도 단어 선택이 잘못되거나 문장구조가 부자연스러워 비문이 되는 바람에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한 설명서가 오히려 사용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많아 설명서를 작성할 때는 용어선택은 물론 문장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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