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는 낮지만 기술력만큼은 자신있습니다. 세계적인 TV 전문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디지탈디바이스 이상훈사장(39)의 당찬 포부다. 디지탈디바이스는 96년 디와이코퍼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돼 브라운관 컬러TV 생산에 주력해온 업체다. 97년에는 100만불 수출의 탑, 99년에는 1000만불 수출의 탑 등을 수상하며 탄탄한 중소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2000년에 디지탈디바이스로 사명을 변경한 뒤 42인치 PDP TV 개발을 완료하고, 이 분야로 무게중심을 이동했다. 당시는 PDP TV가 활성화되지 않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중소기업도 드문 상황이었다. 특히 PDP에 TV튜너를 장착한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2001년 3월 세계시장에 출시했으며 2002년 6월에는 특허청으로부터 TV튜너 내장형 PDP TV에 대한 실용신안등록을 받아 TV일체형 PDP TV의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상훈 사장은 “중소기업은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시장에서 대기업과 경쟁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저가 정책으로 나아가서는 기업의 기본 목표인 이윤 추구에 부합할 수 없고, 결국 회사의 부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 공급 중인 디지털디바이스의 PDP TV는 시장에서 최고 수준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라며 제품의 전략방향을 설명했다.
벤처기업의 CEO가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인 데 비해 이 사장은 좀 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어려서부터 사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꾼 것도 특이하다. (주)대우에서 컬러TV 해외수출을 담당하다 TV 전문업체를 차렸다. 이 사장은 “사업을 하고 싶어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당시 무역학과)에 입학했고, 알고 있는 분야가 TV쪽이라 이 사업을 시작했다”며 “CEO는 기술 자체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알아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탈디바이스는 현재 미국의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와 샘스클럽 등에 월 1000대 이상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ESI사와 3월 말까지 PDP TV 2000대(약 450만달러)를 공급키로 했다. 지속적인 수출계약이 이뤄지면서 이 사장은 최근 전자산업진흥회 전자산업대상에서 수출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디지탈디바이스는 이처럼 해외 수출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태광산업에 OEM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를 이용한 국내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상반기 100억원 정도 매출을 시작으로 올해 총 600억원의 매출, 6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디지탈디바이스는 또 이같은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다. 우리증권을 주간사로 선정, 이달중 코스닥 등록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글=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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