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맞이 특별 이벤트 풍성

 음력으로 1월 15일인 오는 15일은 올해 처음으로 만월이 되는 정월대보름이다. 예전에는 정월대보름이면 어린아이들은 깡통에 구멍을 뚫고 숯불을 담아 돌리는 쥐불놀이를 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고, 집집마다 오곡밥을 지어 이웃과 나눠 먹었다. 한해 동안 무운을 빌며 호도와 땅콩·잣 등을 깨무는 ‘부럼’은 받드시 치러야하는 행사였다. 이밖에도 정월대보름에는 잠을 자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며 밤을 새워 다양한 놀이를 즐겼으며 밤이 깊을 때면 친구들과 모여 밥과 나물을 훔쳐 비벼먹는 풍습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 들어서는 이같은 전통놀이와 풍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줄어들었다.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세시풍속과 전통놀이보다는 서양의 명절이나 이벤트에 젖어든 때문이다. 사회 분위기며 환경이 농업을 주업으로 삼던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도 주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정월대보름을 즐길만한 우리의 전통놀이가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정부기관 및 단체들이 대보름 이벤트를 속 마련하고 있어 조금만 신경을 써서 찾아보면 가족들이 모여 옛 정월대보름의 풍습과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우선 정월대보름에 올림픽공원에서는 아주 재미있고 다양한 보름축제를 즐길 수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정월대보름을 맞아 농악사물놀이를 비롯한 흥겨운 국악공연을 펼치며 가족 단위로 참가할 수 있는 널뛰기·연날리기·제기차기·윷놀이·팽이치기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마당을 전개한다.

 이날 행사에는 무료 가훈써주기를 비롯한 이색적인 행사도 곁들여져 상혼에 휘둘리는 서양축제인 발렌타인데이 이벤트와는 다른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또 국립국악원은 15일 오후 5시부터 출연자와 관객이 한마음으로 전통놀이를 즐기는 ‘얼쑤! 달이 뜬다’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안동 놋다리밟기’의 역사적 유래를 선보이는 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직접 ‘다리밟기놀이’를 진행하면서 흥을 돋우기 위해 남도민요 명창들이 풀어내는 ‘달맞이’, ‘`성주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민속단 사물놀이의 ‘달놀음’과 선소리타령 보존회가 직접 출연해 펼치는 공연도 맛볼 수 있다.

 광장 뒷풀이인 ‘달집태우기’ 행사도 펼쳐져 관객들이 대형달집을 돌며 강강술래를 직접 해보는 기회도 제공된다. 이밖에 일년 내내 좋은 소리만 듣게 한다는 맑은 술, ‘귀밝이술 맛보기’도 함께 어우러진다.

 이날 펼쳐지는 ‘다리밟기’와 ‘달집태우기’ 행사는 재액(災厄)을 멀리하고 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던 대표적인 전통놀이로 이 가운데 ‘다리밟기’ 놀이에는 다리를 밟으면 일년 내내 다리병을 알지 않는다는 선조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고궁과 박물관 곳곳에서도 풍성한 민속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말 소재 문화재 찾기와 문화재 퍼즐놀이, 12지신상 스탬프 찍기 및 탁본 뜨기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립민속박물관은 새희망을 담은 입춘첩 써 주기 등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도 연날리기 대축제, 월드컵 성공 개최 기원 재수굿 한마당을 펼친다.

 달리기에 취미가 있다면 스포츠건강 전문 인터넷 사이트 런114(http://www.run114.com)가 주최하는 정월 대보름 맞이 건강 달리기 대회에 참여해도 좋다. 런114는 15일 여의도 한강선착장에서 달리기 행사를 갖는 것을 비롯해 제기차기와 대보름 달맞이 등 다양한 행사로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

 집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대보름을 지낼 요량이라면 윷놀이와 같은 전통놀이는 물론 최근 유행하는 테이블 보드게임을 추천할만하다.

 테이블 보드게임은 종이로 된 게임판을 놓고 사각, 육각, 팔각 주사위나 카드 및 필기도구 등을 이용해 다수의 이용자가 승부를 겨루는 게임이다. 국내에는 지난 70년부터 80년까지 ‘부루마블’을 비롯한 ‘뱀주사위놀이’ ‘서바이벌게임’ ‘명탐정 시리즈’ 등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 때 PC게임이나 콘솔게임에 밀려 인기가 시들했던 이 보드게임은 최근 ‘보드게임 카페’라는 새로운 놀이공간이 생기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쉬운 게임방법과 여러사람이 즐겁게 어울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PC게임 등에서 소외됐던 여성이나 중년층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 보드게임은 게임쇼핑몰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온라인게임업체 넥슨이 운영하는 쇼핑몰(http://shop.nexonclub.com)이 있다. 이곳에서는 ‘반지의 제왕’ ‘보난자’ 등 보드게임 8종을 판매 중이다. 또한 코코캡콤(http://www.kokocapcom.co.kr)은 일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보드게임 ‘카탄’을 판매하고 있다.

 보드게임을 직접 구입하지 않고 즐기려면 ‘보드게임 카페’를 방문하면 된다. 온가족의 즐거운 나들이가 될 수 있다. 보드게임 카페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는 서울에 대학로와 신촌 등을 꼽을 수 있다.

 주말이 낀 대보름을 맞아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철도청이 마련한 대보름 달맞이 기차여행이 만족할만하다. 화왕산 불의 축제, 달맞이는 무박 2일 일정으로 15일 오전 9시55분 서울역을 출발, 오후 1시45분 동대구역에 도착한다. 버스를 타고 창녕으로 이동해 ‘화왕산 억새 태우기 축제’에 참여하고 부곡온천에서 온천욕을 한 후 그 다음날 돌아온다. 1인당 5만8000원. 홍익여행 (02)717-1002.

 삼천포 유람선 달맞이는 1박 2일 일정으로 15일 오전 8시10분 서울역을 떠나 오후 12시30분 남원역에 도착한다. 삼천포로 이동해 국내 최대의 약사와불이 있는 와룡산 법천사를 둘러본다음 유람선에 올라 한려수도의 비경을 감상하고 선상낙조와 보름달 맞이를 한다. 전북 완주 죽림온천에서 피로를 푸는 코스도 마련돼 있다. 1인당 7만6000원. 푸른여행사 (02)882-7733. 이밖에 대전에서 출발하는 당일 여행상품인 해운대 달맞이도 인기가 높으며 철새들의 낙원인 천수만의 서산AB지구 방조제와 간월도 일원 등을 둘러본뒤 달집 태우기, 폭죽놀이 등을 즐기는 달빛 소나타도 15, 16일 2회에 걸쳐 마련된다. 철도 고객센터 1544-7788.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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