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아이테니엄 전략` 차질

 아이테니엄을 앞세워 고성능 서버 시장을 장악하려는 인텔의 야심에 잇딴 제동이 걸리고 있다.

 서버 시장에서 급부상중인 델이 아이테니엄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컴퓨터 업체인 IBM이 아이테니엄에 최적화된 리눅스를 전담 개발하던 기술자들로 하여금 이를 중단하고 자사 파워 프로세서용 리눅스를 개발토록 업무를 재조정한 것이다.

 IBM의 이같은 결정은 아이테니엄의 보급 확산이 기대이하로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기존 32비트 제온 서버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IBM의 대변인인 론 패밸리는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IBM에는 아이테니엄용 리눅스 작업을 전담할 어떠한 인력도 없다”고 밝히고 “우리의 관점은 아이테니엄은 과학 프로젝트와 같아 시장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고객이 원하면 아이테니엄 시스템을 만들겠지만 고객이 원치 않는다”며 “제온의 수명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델 역시 아이테니엄용 리눅스 개발 작업에 미온적인데 최근 이 회사의 한 엔지니어는 온라인상에서 자신이 “델의 유일한 (아이테니엄) 리눅스 엔지니어”라고 떠벌리다 이런 사실이 언론에 언급되자 자신은 선도(lead) 엔지니어라고 급히 입장을 바꾼 바 있다. 그러나 델측은 자사의 아이테니엄 관련 개발 인력의 규모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양사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인텔의 대변인은 “아이테니엄이 일부 수직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인텔은 소프트웨어와 OS를 아이테니엄에 조율시키기 위한 방대한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주요 서버 업체 중에서는 휴렛패커드(HP)만이 여전히 아이테니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HP의 전세계 리눅스 담당 이사인 주디 채비스는 “수년간 리눅스 커뮤니티와 작업을 해왔다”며 “리눅스가 아이테니엄을 장착한 대형 멀티프로세서 서버에서 원활히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HP는 아이테니엄이 파워나 울트라스파크를 대신할 차세대 프로세서로 보고 수년내에 자사의 PA-RISC와 알파 기반 시스템을 아이테니엄 서버로 대체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이에 대해 시장 조사업체인 일루미네이터의 애널리스트인 고든 해프는 “아이테니엄이 파워나 울트라스파크의 만만치 않은 경쟁자라는 점은 증명됐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업계는 아이테니엄에 대해 냉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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