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하면서 수입가전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두 달여만에 1210원대로 접어들면서 일본, 유럽, 싱가포르 등지에서 가전제품을 수입하는 외산 업체들이 수입비용 증가에 따른 환차손 발생, 매출이익률 하락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로화를 결제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는 밀레 등 유럽계 백색가전 수입업체들은 달러약세의 영향으로 유로화가 최근 1300원대까지 치솟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300원대의 유로화 가치는 원도이치마르크(DM) 664원에 해당되며, 이는 지난 99년 IMF 상황에서 원도이치마르크 환율이 670원선에 비춰 볼 때 상황의 심각성을 나타내준다.
밀레 제품을 수입판매하는 코미상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50원대에서 움직이던 유로화가 최근 1311원대까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라크전쟁, 북한핵 문제 등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현안들이 빨리 제거되지 않을 경우 환차손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월풀 냉장고를 수입하는 업체 관계자도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산 가전제품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0∼40%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환율인상은 삼성, LG 등 국내 가전사와의 경쟁에 있어서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염려했다.
도시바코리아, JVC코리아 등 일본계 기업들도 향후 환율추이를 지켜보면서 선물환, 유전스 등 환리스크 헤지 수단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다만 이들 기업은 달러 변동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화와 엔화를 결제수단으로 병행하고 있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VC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본사와의 거래에 있어 원화를 사용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향후 선물환 등 환관리 기법의 도입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코리아 담당자는 “프로젝션TV의 경우 특별소비세에다 환율 인상에 따른 원가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향후 환율널뛰기 장세가 본격화되면 본사와의 거래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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