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새 정부의 정통장관

◆금기현 논설위원 khkum@etnews.co.kr

 요즘 관가의 최대 화제는 인사다. 노무현 정권의 첫 내각이 어떻게 구성될 것이냐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조각을 위한 인선작업이 진행되면서 하마평도 무성하다. 정보통신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이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정보통신 장관으로 많은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 선거를 주도한 허운나 의원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노 당선자의 자문역을 맡아온 민주당 정동영 의원도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외에 전·현직 정통부 고위직을 지낸 사람들도 정보통신 전문가라는 점에서 발탁이 거론되고 있으며 지난 대선에서 노 당선자를 도운 이병기 서울대 교수 등 학계 인사들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또 신재철 한국IBM 사장, 홍성원 전 시스코코리아 회장, 진대제 삼성전자 사장 등 기업인들의 이름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명되고 있다.

 물론 현재로선 누구가 적임자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노무현 당선자가 역대정권과는 달리 공개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에 의해 일정한 절차에 따라 장관을 인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능한 사람이 임명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장관 후보를 국민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추천할 수 있도록 한 온라인 인사추천제를 도입한 것이나 추천위원회 회의를 거쳐 최종 인선을 결정키로 한 것은 국민들의 기대를 갖게 한다.

 정통부 장관 인선은 노무현 정부의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국정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디지털 대통령으로 정보통신 일등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여러가지 IT관련 비전을 발표했다. 튼튼한 정보화기반의 지식강국, IT로 경제적 번영을 누리는 산업국가, 국민 모두가 정보화를 누리는 복지국가, 세계를 선도하는 IT강국 건설 등을 IT정책의 4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노 당선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선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인프라를 구축하고 100만명의 IT전문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또 IT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현행 4.7%에서 7% 수준으로 높이고 노인·여성·장애인·농어민 등이 정보화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격차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동북아를 주도하는 IT허브화를 추진하는 것을 비롯 국제 IT표준화 활동, 디지털 한민족공동체 결성, 남북 IT교류 협력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노무현 정부의 초대 정통부 장관은 바로 이를 실천하고 성공으로 이끌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통부 장관을 인선하는 데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원래 정보통신 정책은 물 흐르듯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행정의 영속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행정관료 출신의 중용이 바람직하다는 견해가 그 하나다. 그런가 하면 이제 정통부의 정책이 어느정도 본궤도에 올라와 있으므로 이제껏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본격적으로 이루지 못한 개혁에 매진할 장관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모두 틀리지 않은 얘기다.

 정부 각료는 특정한 기능보다 고도로 복합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자리다. 기술과 산업환경이 급변하는 정보통신분야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정통부 장관 인선에 있어선 정보통신 정책의 일관성을 보장한 전문성과 행정 능력이 단순한 개혁성보다 우선돼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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