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 졸업생이 타학과 졸업생에 비해 전공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박재민 박사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 김형만 박사가 2001년도 졸업생 4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공 선택과 직업으로의 이행구조’ 조사에 따르면 이공계 졸업자의 전공만족도는 인문학·의약학·농림수산학 전공자 중 최하위로 조사됐다.
이학 및 공학 전공자는 각각 28.8%와 32.4%가 전공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데 반해 인문학(52.3%)과 의약학(59.1%) 전공자의 절반 이상이 전공에 높은 만족을 나타냈다.
조사에 따르면 이학이나 공학 분야 박사 졸업생의 평균임금은 각각 3481만원과 4121만원으로 의약학 분야의 졸업생이 받는 5682만원에 비해 평균 30∼40% 낮았다.
이런 임금격차와 사회적 지위보장 문제가 이공계 졸업생의 전공만족도와 직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요소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학생들은 진로 및 취업 전망의 기대도가 가장 높은 학문으로 의약학(42.2%)을 꼽았으며 공학(28.5%), 이학(18.9%) 순으로 응답했다.
학과 선택의 동기에서는 이학과 공학의 경우 각각 전체의 50.8%와 44.7%가 학문적 흥미나 적성을 선택했지만 의약학 전공 학생 중 39.3%만이 적성에 맞다고 응답해 적성과 상관없이 의약학을 선택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이공계 대학생들은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장학금 및 연구비 지원 확대(26.2%)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대학 교육의 현장성 강화(17.2%), 해외 과학기술연수 지원(13.7%) 등의 순으로 답했다.
또 취업정보 제공을 위한 종합DB 구축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전체의 12.0%, 병역특례제도 확대(10.3%)와 미취업자 지원(8.4%) 등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STEPI 박재민 박사는 “중고등학생의 이공계 기피현상과 함께 현재 이공계 학생들의 전공만족도와 직업 전망이 대단히 부정적”이라며 “공대나 이학계열 졸업생들이 취업난과 낮은 보수에 시달리면서 사회적 지위가 보장되는 의대나 약대로 다시 진학하는 사례도 4.3%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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