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콘솔의 등장은 네트워크 게임시장의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PC와 콘솔이 본격 경쟁체제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시장선점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같은 양상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히 네트워크 게임시장의 판도 변화는 단순히 PC와 콘솔이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두 플랫폼이 서로 연동되거나 통합되는 양상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는 한국에서 가장 빨리 진전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PC기반 온라인게임 강국이라 네트워크 콘솔의 등장으로 PC와 콘솔이 차세대 네트워크 시장을 놓고 그 어느곳보다 빨리 경쟁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네트워크 게임시장의 경우 단기적으로 PC기반 온라인게임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플랫폼 보급률에서 PC가 콘솔을 훨씬 앞지르기 때문이다. PC의 경우 2000만대를 헤아릴 정도인데 반해 콘솔은 플레이스테이션(PS)2와 X박스를 합쳐도 25만대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플랫폼별 네트워크 게임 예비 유저수가 한마디로 ‘게임’이 안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PC와 콘솔의 네트워크 주도권 싸움 전망을 단순히 하드웨어 보급률로 가늠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
전세계 시장에서도 콘솔은 PC보급률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게임시장 규모를 놓고 보면 지난해 콘솔게임(209억달러)이 PC게임(37억달러)과 온라인게임(56억달러)을 합친 것보다 두배 이상 앞질렀기 때문이다. 이는 PC를 구입한 사람이 적극적인 게임 유저로 편입되는 비율이 극히 낮은 반면 콘솔을 구입한 사람은 거의 모두 적극적인 게임 수요층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문가들이 국내시장에서 단기적으로 PC의 우세를 점치는 것은 콘솔의 절대적인 보급률이 낮은 것을 감안한 것이다. 여기에다 콘솔 네트워크 서비스는 아직 검증되지 않아 크고 작은 기술적 오류가 예상되는데 반해 PC기반 온라인게임은 이미 기술적으로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콘솔게임 판매량이 올해를 기점으로 50만대를 돌파하고, 서비스도 비교적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콘솔게임은 DVD 수준의 그래픽과 음향을 제공해 PC게임보다 분명 비교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니와 MS가 한국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유수 온라인게임업체들을 대거 영입, 네트워크 콘솔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네트워크 콘솔게임이 단기간에 PC기반 온라인게임과 경쟁체제를 갖출 것으로 점쳐진다.
경쟁을 벌이면서도 PC와 콘솔의 연동 및 통합 움직임도 고조될 전망이다. 이미 MS가 선보인 차세대 콘솔게임기 ‘X박스’의 경우 기본적으로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있는데다 인텔 펜티엄Ⅲ칩과 윈도OS를 채택하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 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의 경우 기본적으로 MS의 ‘익스플로’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어서 서비스와 함께 PC와 연동이 가능해질 수 있다.
게임산업개발원의 우종식 박사는 “콘솔 게임기의 사양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PC와 콘솔의 연동은 기술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라며 “초창기에는 하나의 게임을 PC용과 콘솔용으로 제작하는 원소스멀티유저 개념수준에서 출발해 향후 PC와 콘솔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네트워크 게임도 탄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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