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라우터업계, IPv6로 영토확장 `잰걸음`

　후발 라우터업체들이 IPv6를 통해 시장주도권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LG히다찌, 한국알카텔 등 라우터 시장의 후발 주자들은 이르면 내년 초부터 차세대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체계인 IPv6가 기존 IP체계인 IPv4를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같은 환경변화를 계기로 시스코, 주니퍼 등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라우터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현재 가장 IPv6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LG히다찌(대표 이기동). 일본 히타치의 라우터를 공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기차게 IPv6 마케팅을 펼쳐오고 있다.

　LG히다찌는 올 초에는 IPv6를 지원하는 고성능 라우터 ‘GR4000’을 발표하며 통신사업자 대상영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연내에 IPv6 홍보관을 국내에 설립, 자사 제품이 IPv6 분야에서 갖고 있는 강점을 알리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라우터 시장에 진출한 한국알카텔(대표 김충세)도 이미 IPv6 지원이 가능한 제품군을 완비하고 IPv6 시장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향후 IPv6 시대가 도래하면 단순히 IPv6를 지원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국내 인터넷환경에 적합한 IPv6 지원장비를 공급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업체로는 에스넷시스템(대표 박효대)이 최근 IPv4와 IPv6간 상호연동을 가능케하는 주소변환 장비인 ‘DHC Pv6서버’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 과제로 해당 장비개발사업을 진행해온 에스넷은 이번 제품개발 완료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IPv6를 이용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병기 IPv6개발팀장은 “오는 6월께 정식으로 제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는 한편 라우터 개발업체들과 협력해 IPv6 지원모듈 사업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후발주자들의 움직임과 관련, 국내 라우터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와 주니퍼네트웍스코리아는 이미 1년여 전부터 IPv4와 IPv6를 함께 지원하는 듀얼스택 구조의 라우터를 국내 시장에 공급해왔기 때문에 향후 시장 대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