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대주주가 돼 주세요.”
SK텔레콤과의 주식맞교환을 통해 경영권 위협으로부터 한숨을 돌린 KT가 이제는 역으로 다른 기업을 찾아다니며 자사의 최대주주가 돼 달라는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KT는 지난해 SK텔레콤이 9.64%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으나 지난달 상호지분을 해소해 브랜즈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사가 6.0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전기통신사업법상 외국인이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인 KT의 최대주주가 되지 못한다는 규정에 따라 조만간 5.73%의 지분으로 2대주주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우리사주측이 0.4%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화해 이를 해소할 방침이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사주가 오는 5월이면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오는 5월이 되면 지난해 취득한 우리사주의 인출이 가능해 5.73%의 지분이 줄어들 것이란 것이 KT측의 예측이다. 그동안 4차례에 걸쳐 우리사주를 취득한 바 있는 직원들의 전례에 비춰보면 취득한 후 1년이 지나 권리를 행사할 시점에 이르면 90% 이상의 우리사주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KT측은 5월 이후 우리사주 매도를 자제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요청할 계획이지만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직원들의 절반 가량이 권리행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컨대 3% 가량은 빠져나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5월이 되면 KT의 최대주주는 다시 외국인인 브랜즈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다시 전기통신사업법상의 최대주주 문제가 부상하리라는 설명이다.
아직 시간이 있기는 하지만 KT는 이같은 점 때문에 자사의 전략적 지분 6% 가량을 매입할 국내 주주를 물색하고 있다. 6%선이면 전기통신사업상의 최대주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전문경영인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물론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10% 이상이라면 곤란하다. 따라서 비즈니스상 상호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가 대상에 오르고 있다.
대림건설은 그중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 건설에 있어 통신은 필수적인 데다 상호 윈윈효과가 가장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건설사는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인프라의 고도화를 통해 아파트 가치를 높일 수 있고 통신사업자는 신규가입자를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 ‘사이버드림타운’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건설 부문이 있고 통신인프라 부문이 필요한 기업이란 점에서 대상 회사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나 효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비즈메카 사업을 공동으로 전개할 수 있는 기업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사업자도 제휴사로 거론되고 있다. 유통 부문의 사업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들 기업을 망라한 ‘전략적 컨소시엄’ 형태의 최대주주도 가능하다. 오히려 단일기업이 지분 6% 가량을 매입하기에는 자금부담(1조2000억원)이 커 컨소시엄 형태의 제휴사 역시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KT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제휴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지만 정작 밀접한 비즈니스 관계에 있는 장비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거론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전자의 경우 서비스와 장비사업을 모두 하고 있는 LG계열이라는 점에서 경쟁관계가 성립될 수 있고, 삼성전자의 경우 서비스보다는 장비업체로 남아 통신사업자 모두와 윈윈하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사업전략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KT의 최대주주와 관련된 전략적 지분제휴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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