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고객을 만족시켜라

◆이성규 팬택 사장 sklee@pantech.co.kr

 

 우리 속담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아마도 10년이란 세월의 장구함을 의미하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10년이 아니라 1년 아니, 단 하루 만에도 강산이 변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었다. 특히 정보사회가 급진전되면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변할 수 있게 되었고, 또 그러한 변화의 큰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이미 평범한 진리가 되었다.

 기업경영 모토도 이러한 급격한 환경변화 속에서 능률경영, 기술경영, 전략경영, 정도경영, 정보경영, 윤리경영 등으로 많은 변화를 보여왔다.

 이러한 기업경영의 큰 조류 중 하나로 ‘고객만족 경영’을 빼놓을 수 없다. 고객은 항상 옳으며 고객만족을 기업경영에 있어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하면 더 이상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음을 뜻한다. 우리는 물론 세계 유수기업들이 기업내부의 모든 경영시스템을 고객지향적으로 바꾸고 고객만족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되고 있다.

 고객만족을 강조하고자 할 때 종종 회자되는 다음의 얘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의 어느 식료품업체의 한 사장은 자신의 철학을 상점벽에 붙여 놓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조:고객은 언제나 옳다. 제2조:만약 고객이 옳지 않다고 확신이 서면 규칙1을 보라』. 그는 이 뿐아니라 3톤짜리 화강암 덩어리에 이 내용을 새겨 놓았다. 굳이 이렇게 무거운 돌까지 구해 자신의 철학을 환기시키려 한 이유는 자신은 물론 조직 전체를 훈련하기 위함이었다.

 영국의 버진애틀랜틱에어웨이스 항공사 회장은 자기회사 비행기의 이등칸을 타고 복도를 다니면서 고객에게 자기소개를 하고 고객과 대화를 나눈다. 그는 한 번 여행에 5∼6㎞를 걷는데, 고객의 불평을 객관적 자료가 아닌 고객들의 정서적 반응을 통해서 청취하고자 비행기를 탄다고 한다. 그는 고객의 불평을 듣고 여러 가지 문제점을 개선했다. 어린이용 특별음식으로 땅콩버터샌드위치를 제공한다든지, 공항 리무진에 카폰을 설치한다든지 하는 것이었다. 이것들은 사소한 것이지만 그는 “우리가 조그만 일에 신경을 쓰니까 고객이 우리를 다시 찾는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고객만족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겉으로만 고객지향주의를 외치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편의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있고, 고객은 잘해야 손님이고 나쁜 경우에는 물주로 취급하고 있다.

 한 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객만족도 지수는 100점 만점에 43.9점이라고 한다. 비록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고객만족을 기업경영의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리는 현재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다. 앞서 말했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이미 무색해지고, 하루에도 강산이 수십번 변할 수 있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객이 없다면 기업도 있을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은 아무리 기업환경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아야 할 기업경영의 핵심가치로 남아 있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고객만족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면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제, ‘고객만족’이라는 경영철학을 다시금 돌에라도 새겨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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