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과학입국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60∼70년대 과학기술인은 미래의 꿈이었고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 결과 한강의 기적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02년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경쟁력이 9위에서 18위로 추락했다.

 그런데 중국은 저임금과 숙련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이 됐고 첨단 과학기술인력을 바탕으로 한 세계의 두뇌가 되겠다고 하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후진타오 총서기를 비롯한 정치국 상무위원 모두가 이공계 출신이고 2만여개의 연구기관에서 750만명의 연구인력이 활약하고 있으니 실현 가능성은 높다고 할 수밖에 없다. 20세기 이후 미국은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고 그들의 화폐와 언어가 세계 표준이 돼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며 첨단 과학기술력이 그 바탕이 됐다고 하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2010년이면 중국과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이 대등해질 것이라는 것은 대체적인 시각이다. 게다가 한국의 첨단산업이 3년 뒤 중국에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삼성전자 사장의 발언은 우리 경제의 장래에 대한 중대한 경구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기술력 추락에다 이공계 기피풍조까지 만연하니 한국의 앞날은 뻔하다는 미국의 사이언스가 전하는 절망의 소리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10년 후에는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현재 잘살기 위한 노력보다 미래를 보는 혜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공계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를 세계 제12위의 국민총생산국으로 도약시킨 주역이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미래 성장엔진 확보에 둬야 할 것이다. 미래의 성장엔진은 뒤로 한 채 인기정책의 남발로 국가 경제가 파탄난 아르헨티나의 사례도 있다. 판·검사나 변호사 등의 법조인이나 의사처럼 과학기술인에 대한 직업의 안정성과 경제적 보상이 보장될 때 과학입국은 가능하다. 이공계 학생에 대한 대규모 장학금 지원도 과학입국의 일환일 수 있겠으나 과거에는 연구원의 봉급을 3배로 올리는 파격을 단행하면서 우수 이공계 인력들을 우대한 사례가 있다. 또 그런 파격 덕에 많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거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과학기술인 중에서도 억대 연봉자가 많아야 하고 고위 공무원의 이공계 출신 비율을 50% 이상으로 올려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 역시 인문계 출신이지만 이공계 출신의 우대없이 나라의 장래가 없다는 사고가 팽배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우리에게 과학입국은 국가 생존이 걸린 문제로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본다.

 김병연 충북 청주시 상당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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