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Mbps VDSL 성능논란

통신선로 1km로 늘어날땐 속도 떨어져

최근 VDSL 속도경쟁으로 50Mbps급 VDSL장비가 속속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성능논란이 일고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상반기 13Mbps급 장비가 첫 선을 보인 이후 지난해 말 20Mbps급 장비에 이어 최근 이보다 속도가 두배 이상 빠른 50Mbps급 장비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통신선로 환경에 따라 실제 구현속도는 이에 크게 못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50Mbps VDSL서비스 상용화 가능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올들어 50Mbps급 장비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곳은 4밴드 QAM 방식의 장비를 선보인 코어세스, DMT 방식의 장비를 발표한 현대네트웍스와 우전시스텍 등 세 곳.

 특히 코어세스의 경우 현재 VDSL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QAM 방식을 이용한 VDSL장비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4밴드 방식을 택해 최대 57Mbps의 속도를 구현한다고 발표해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관련업계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50Mbps급 VDSL장비는 모두 500m 내외에서만 50Mbps의 속도를 구현할 뿐 일반 가입자까지 연결되는 전화선로가 1㎞로 늘어날 경우 속도가 20Mbps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 점은 코어세스 등 50Mbps급 장비를 출시한 업체들도 인정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50Mbps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단지내에 광단국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일반 전화선로의 거리를 500m 이내로 최소화하면 되지만 이에 따른 추가 장비설치 및 광케이블 공사 비용이 만만치 않아 이를 구현키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업계 일각의 주장이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통신사업자간 무리한 속도경쟁에 편승해 50Mbps급 장비가 조기 도입될 경우 일부 가입자만이 정상적인 50Mbps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 대다수의 VDSL 가입자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통신장비업계 사장은 “현재의 VDSL 칩세트 및 장비 기술로는 1㎞ 거리에서 50Mbps 이상의 속도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부 근거리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50Mbps 서비스는 가능하겠지만 최근 제기되고 있는 50Mbps급 VDSL로의 전면적인 전환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대네트웍스는 “신축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광단국이 전진 배치돼 있고 일반 주택도 통신사업자들이 VDSL함체를 주택가 거리에 설치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전화선로 구간이 계속 짧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도 50Mbps급 VDSL서비스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지난달부터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50Mbps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통신사업자 A사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아파트에서 전화선로 구간이 500m를 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모든 가입자에게 50Mbps급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따라서 서비스 지원이 가능한 지역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광단국 전진 배치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50Mbps 서비스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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