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부분은 영상보다 10배 높게 책정
지난해 말 결정된 차세대 영상·오디오 규격 MPEG4의 영상 라이선스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MPEG4의 오디오 라이선스료가 영상부문보다 10배나 높게 책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이 분야 특허료를 지불하고 이를 사용해야 하는 국내 영상·오디오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MPEG4 규격은 저장장치를 겨냥한 MPEG1, 방송규격에 치중돼 있는 MPEG2와는 달리 방송뿐 아니라 휴대폰 동영상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이러한 높은 라이선스료가 확정될 경우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급이 예상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PEG4 오디오 표준규격의 라이선스를 관장하고 있는 미국의 비아사는 최근 라이선스료 산정을 끝내고 조만간 기준을 공개할 방침이다. 비아사가 확정한 MPEG4 오디오 규격의 라이선스료는 디코더의 경우 5.1채널 기준으로 최소한 대당 2.5달러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디코더 1대당 2.5달러 수준의 MPEG4 오디오 라이선스료는 대당 0.25달러인 MPEG4 동영상 라이선스료의 10배에 달한다.
비아사가 이번에 책정한 오디오 라이선스료는 기본규격이라 할 수 있는 AAC 오브젝트 타입의 하드웨어 디코더는 분기당 10만대 판매할 경우 1채널 기준으로 대당 0.5달러로, 5.1채널 제품일 경우 총 2.5달러에 이른다. 또 이를 소프트웨어 디코더로 연간 10만카피 정도 사용할 경우 1채널 기준으로 카피당 0.25달러여서 5.1채널일 경우 총 1.25달러에 달한다.
AAC타입 외에 무선통신 환경에 필요한 ‘모바일 오디오 인터넷워킹 프로파일’ 기술을 채용할 경우에도 하드웨어 디코더는 1채널마다 대당 0.52달러, 소프트웨어 방식은 1채널마다 대당 0.26달러씩을 내야 한다. MPEG-LA는 지난달 MPEG4 비주얼 및 시스템의 라이선스료를 각각 대당 0.25달러와 0.15달러로 책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무선통신 환경에서 동영상과 오디오 등 멀티미디어 기술인 MPEG4 디코더를 컴퓨터 및 휴대폰 등에 탑재할 경우 대당 3달러 이상에 달하는 비싼 라이선스료 지불부담을 안게 됐다.
비아사의 이같은 고가의 오디오 라이선스료 산정은 관련업계는 물론 동영상 라이선스를 담당하고 있는 MPEG-LA측에도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당 총 0.4달러의 동영상 및 시스템 라이선스료도 버거운데 이보다 10배나 비싼 오디오 라이선스료를 주면서까지 MPEG4 오디오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삼성을 제외한 국내 업체들은 로열티 수입 없이 일방적으로 지불만 해야 되는 상황이어서 더욱 어려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MPEG4 오디오 표준활동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동영상을 담당하는 MPEG-LA도 라이선스료가 높아 시장창출에 애로사항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 이를 하향 조정했다”며 “MPEG-LA측의 항의나 업계의 반발이 거셀 경우 재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PEG4 라이선스의 경우 동영상과 시스템분야는 기존 MPEG-LA에서 담당하지만 오디오분야는 돌비사의 자회사인 비아사에서 관장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