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 대리점 빈약한 본사 지원에 불만 가중

 “넌 부자아빠여서 좋겠다.”

 최근 용산, 테크노마트 등지의 PCS 사업자 대리점 사장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보조금 부분 허용 방침 발표 이후 유통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은 데다 경쟁사와 비교되는 본사의 유통정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연일 한숨만 내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1월 이후 이통 3사에 내려진 영업정지가 최근 모두 종료됐지만 사업자에 따라 대리점망에 대한 지원정책이 뚜렷하게 차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선두업체인 SK텔레콤은 지난달 자사 유통망 대리점에 영업정지 기간 손실을 보충하는 명목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전국 대리점망에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최고 수억원에서 적게는 수백만원까지 지원금을 받은 대리점들은 그동안 막혀있던 자금흐름에 나름대로 숨통이 트이고 있다.

 반면 KTF, LG텔레콤 등은 영업정지가 끝났음에도 아직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SK텔레콤과 비교하는 대리점들이 이런저런 말을 쏟아내고 있다.

 용산 지역의 PCS 사업자 대리점 관계자는 “매번 실적을 올려야 할 때는 향후 충분한 사후 지원을 약속하며 대리점들을 동원하고 있으나 본사는 시간이 지나도 이렇다할 보상을 취하지 않고 있다”며 “비교적 규모가 큰 SK텔레콤 대리점에 비해 PCS 대리점의 영업환경이 더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본사 지원마저 부족, 상당수 대리점이 영업포기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모 업체는 지난해말 가개통 기간 발생한 요금과 할부채권 등을 대리점으로부터 조기 회수한다는 방침 아래 영업센터들을 독려하고 있어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대리점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가개통 물량이 점유율 경쟁을 위해 지역센터들이 주도해 진행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후 책임은 모두 대리점에 돌리고 있다며 본사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테크노마트 지역의 KTF 대리점 관계자는 “유통시장이 격화되면서 발생하는 보조금과 가개통 문제를 사업자와 각 지역센터가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유통시장 관계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이제는 대형 대리점조차도 신규 영업에 나설 의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KTF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보조금 지원에서부터 각종 대리점 영업지원까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밀어붙이고 있어 사실상 PCS 사업자들이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최근 내부 인사를 통해 조직을 새롭게 정비한 만큼 대리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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