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한 신생업체가 내년부터 리눅스 기반 서버 판매에 나선다.
캘리포니아주 팰러앨토에 있는 키리서치는 최근 하드웨어 신생업체로는 보기 드물게 1250만달러의 벤처지원을 받아 내년 하반기 리눅스 기반의 64비트 서버를 생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키리서치는 이들 서버를 여러 대 연결해 값싼 슈퍼컴퓨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키리서치는 3명의 전직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엔지니어가 세운 직원 15명의 신생업체다.
이 회사는 IBM, 실리콘그래픽스, 휴렛패커드(HP) 같은 거대기업과 경쟁해야 할 처지다. 게다가 델컴퓨터도 올해 이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키리서치는 이들 경쟁사보다 비용대비 성능이 더 뛰어난 서버를 내놓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키리서치의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전직 선연구소 엔지니어인 톰 맥윌리엄스다. 그는 2001년 7월 키리서치를 공동 설립하고 같은해 10월 150만달러의 종잣돈을 조달했었다. 엔지니어인 제프리 루빈, 엔지니어링 이사인 제프리 브로턴, 마케팅 부사장 렌 로젠설 등이 이 회사 중역이다.
로젠설은 “뭔가 확연히 다른 것을 하고 싶었다”며 “키리서치의 목표는 기존 기술의 볼모가 되지 않고 컴퓨팅 비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 제품의 기본개념은 64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와 공개소스인 리눅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저가 서버를 모아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키리서치 관계자들은 이 시스템이 인텔의 고가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아이테니엄’ 프로세서를 수십개 채택한 값비싼 IBM, HP, 실리콘그래픽스 서버들과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회사 IDC의 조사담당 부사장인 진 보즈먼은 32비트 리눅스 서버들의 집합 시스템, 이른바 ‘클러스터’는 서버시장 가운데서도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지만 64비트 서버 클러스터가 지금까지는 흔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로젠설은 키리서치가 사용할 칩에 대해 설명을 거부하고 아이테니엄을 대체하는 저가 프로세서를 사용할 것이라만 밝혔다. 그는 자세한 제품설명은 추후에 공개한 뒤 내년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키리서치는 하드웨어 신생업체가 드문 요즘에 찰스리버벤처, 엔터프라이즈파트너스벤처캐피털, 셰브론텍사코테크놀로지벤처스 등 유명 벤처투자사와 다우직원연금계획으로부터 벤처자본을 조달했다. CMEA벤처스와 스카이문벤처스 등은 이들보다 먼저 이 회사에 자본을 댔었다.
하드웨어 신생업체가 드문 이유는 사업을 시작하는 데 많은 돈이 들기 때문이다. 로젠설은 자사가 투자금을 제품 출시를 위한 종업원 채용에 쓸 예정이며 내년에 새로 자본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자사가 벤처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은 키리서치가 진출할 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일 뿐만 아니라 자사를 지원한 두 벤처투자사인 셰브론과 다우케미컬이 자사의 잠재고객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DC의 보즈먼은 “리눅스 서버 시장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에 27% 증가한 반면 다른 서버시장은 이 기간 5% 줄어들었다”며 “리눅스 서버는 급성장할 분야긴 하지만 키리서치는 SGI와 델컴퓨터 같은 막강한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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