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벤처투자예산 2945억원 중기청-국민연금 공동집행

 벤처캐피털들의 가장 큰 자금줄인 중기청과 국민연금이 공동투자에 나선다.

 3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중기청과 국민연금이 각각 1400억원, 1545억원 규모인 벤처투자예산을 공동집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이미 중기청과 국민연금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공동투자를 위한 사전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실무조정작업에 들어갔다.

 두 기관의 공동투자는 자금 집행 및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벤처캐피털은 대규모 펀드 결성이 용이해지고 펀드 결성에 소요되는 노력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같은 협력투자는 벤처캐피털산업의 글로벌 스탠더드화를 겨냥한 포석으로 벤처캐피털업계에서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중기청과 국민연금은 올해 총 2945억원의 벤처투자예산을 마련, 창투조합·유한투자회사(LLC)·프리코스닥유동화펀드·모태펀드 등에 출자키로 했다.

 이 중 창업투자조합에는 중기청과 국민연금이 각각 1100억원과 900억원을 출자해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두 번째로 결성되는 프리코스닥펀드 및 새로 추진되는 나머지 2개 분야는 벤처캐피털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LLC 출자부문은 올해 100억원 이상의 2∼3개 회사 설립이 지원될 전망이다. LLC는 미국식의 벤처캐피털로 기존 창투사가 100억원 이상의 자본금을 납입해야 설립되던 것과는 달리 1억∼2억원의 최소 자본금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펀드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펀드운용전문회사다.

 중기청은 현재 200억원 규모의 예산출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도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투자해 이달 안에 첫 LLC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500억원 규모의 2개 펀드를 결성하게 되는 프리코스닥유동화펀드는 중기청이 200억원, 국민연금이 5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5∼6개 벤처캐피털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모태펀드도 중기청이 300억원, 중기청이 30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계획한 500억원보다 더 큰 규모의 펀드 탄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중기청과 국민연금의 공동출자를 계기로 기관별로 상이한 펀드출자 규정 등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정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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