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의 불투명한 경제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해도 두 자릿수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강신호)가 최근 기업부설연구소를 보유한 민간기업 1080곳을 대상으로 2003년도 연구개발 투자 및 인력 동향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상기업들은 지난해에 비해 21.5% 증가한 10조4842억원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형태별로 보면 대기업은 총 9조5551억원으로 20.0%, 중소기업은 5699억원으로 35.5%, 벤처기업은 3590억원으로 44.3%를 각각 증액할 방침이라고 밝혀 연구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의지를 반영했다.
또 업종별 증가율은 전기·전자소재 및 부품업이 총 1조7163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답해 83.0%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의료·정밀·광학기기업이 441억원으로 38.0%, 의약품은 936억원으로 24.0%의 순이었다. SW·컴퓨터운용서비스업은 총 4047억원으로 19.1%의 증액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대상기업들은 연구원을 5만5309명 정도로 유지하겠다고 답해 올해 연구원 수는 지난해에 비해 13.3%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형태별로는 대기업이 4만3943명으로 11.0%, 중소기업이 6080명으로 18.4%, 벤처기업이 5286명으로 29.1%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종별 증원율은 의료·정밀·광학기기업종이 27.1%, SW·컴퓨터운용서비스업이 19.5%, 전기·전자소재 및 부품업이 15.9%의 순으로 나타나 첨단업종에서 인력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결과 종업원 1000명당 연구원은 2001년 82명에서 2002년 90명, 2003년 104명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개발력을 기업의 최우선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 벤처기업의 경우에는 2001년 239명에서 2002년 248명를 거쳐 2003년에는 267명에 이르러 종업원 4명 중 1명 이상은 연구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우리나라 1개 업체당 R&D투자액은 79억원으로 대기업 657억원, 중소기업 6억9000만원, 벤처기업 4억3000만원 수준이며 대부분 기업의 R&D투자가 절대적인 규모는 매우 미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선진 600대 기업의 1개사당 평균R&D투자 규모인 4억9900만달러(약 6000억원)라는 최근 영국 통상산업부 데이터와 비교하면 우리나라 대기업도 절대적인 규모에서 선진기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산기협 기술정책팀의 이동주 과장은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R&D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규모에서 선진기업에 크게 못미친다”며 “독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획기적인 투자 의지와 지원이 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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