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IT화 현장을 가다-한국안테나>

 한국안테나는 ERP를 도입해 최대 근심거리인 구매업무를 안정시켰다. 박세화 사장이 ERP를 통한 수발주업무를 지시하고 있다.

 

 ‘정보화 도입으로 구매관리를 잡았다.’

 한국안테나(대표 박세화)는 이름 그대로 수백여종에 달하는 각종 안테나를 조립·생산하는 전문업체. 물건을 주문받으면 곧바로 70여개 협력사에 자재를 발주한다.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디자인, 규격, 크기 등이 천차만별인 안테나 제품을 생산함에 있어 여기에 맞는 부품구매는 회사경영의 최대관건이다.

 지난 90년대 말부터 무선시장의 급속한 팽창은 이 회사에도 도약의 기회였다. 생산량·매출이 동시에 급증하면서 부품발주도 늘었다. 여기서 문제는 생겼다. 수천개가 넘는 안테나 부품을 구매하는데 수작업의 한계가 노출된 것이다. 부품의 품질도 일일이 검사하기란 역부족이었다.

 어느 부품이 언제 입고되고 현재 재고량은 얼마인지도 파악하기 힘든 지경에 빠졌다. 전체 매출의 60∼70%(월 5억원 정도)를 자재구매에 할당하고 있던 이 회사로서는 커다란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납품처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품의 질을 크게 따지는 대기업들이 대부분이어서 부품의 효과적인 소싱이 안될 경우 바로 협력업체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이에 박세화 사장은 지난해 2월 정보전략기획(BPR)을 거쳐 전사적인 정보화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재무, 생산, 구매, 영업, 품질, 수출입 자재관리, 외주관리, 연구개발, 인사·회계 등 관리회계를 제외한 전 분야를 포괄한 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에는 6개월이란 기간이 소요됐다.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 정하문 쓰리에프 사장은 당시를 “처음 BPR 과정에서는 구매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발견됐다. 소량·다품목이 대부분인 이 회사의 자재수불관리, 생산관리 등이 말그대도 주먹구구식이었다. BPR 당시 매출이 40억원에서 현재 1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은 당시가 얼마나 허술한 관리체계였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원금 2000만원과 자체 투자 1억원 등 총 1억2000만원이 들어간 ERP는 곧바로 큰 위력을 발휘했다. 현재 한국안테나는 통합 ERP를 통해 소요량계산, 구매계획 수립, 발주 및 결제관리, 미입고현황, 거래처 관리 등 구매발주업무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있다. 더이상 자재가 입고되지 않아 끙끙대는 일이 사라진 셈이다.

 이 회사의 ERP는 생산지시서, 자재청구서, 생산일보, 당일실적 집계 등도 실시간 지원이 가능하다. 직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해오던 업무를 온라인화함에 따라 리드타임 단축, 생산성 향상은 말할 것도 없는 개선사항이 됐다. 

 이 회사는 또 이처럼 효과를 보고 있는 ERP 사후관리에 있어서도 여타 중소기업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100% 아웃소싱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양질의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박세화 사장은 “ERP 도입의 성과는 돈으로 환산하기 힘들다. 향후 협력사들과 공급망관리(SCM)체제도 구축해 생산계획·BOM·수발주 업무 등을 온라인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떤 회사인가=

 지난 90년 설립된 한국안테나는 GPS·휴대폰·무선랜·무선가입자망 안테나 등을 생산하는 국내 4위 업체. 98년 이후 매년 30% 이상의 매출성장을 보이고 있다. GPS안테나가 전체 생산의 70%를 차지하며 전 제품은 주문방식의 맞춤형으로 생산된다. 일찍이 중앙연구소를 설립(91년)하고 미국지사, 중국 연락사무소도 개설해 늘어나는 수출환경에 대비했다. 지난해 매출 91억원, 올해는 120억원이 목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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