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탈출구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국가가 있다. 바로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8%대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중국의 행보에 따라 올해 세계 IT 및 경제 전체의 밑그림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발전위원회가 최근 내놓은 ‘10차 5개년 경제발전 계획’은 주목을 끈다. 이 계획의 골자는 ‘앞으로 10년 동안 IT산업 성장률을 2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 이를 실천에 옮기면 최근 3년째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전세계 IT업계가 다시 도약을 할 수 있는 성장엔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IT 등 하이테크 분야에서 세계 선두그룹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일본과 동남아시아, 중국 등에서 이루어지는 DVD플레이어와 노트북컴퓨터, 휴대폰 등 정보기술(IT)을 포함해 첨단산업 분야 16개 주요 품목의 2001년 생산 실적을 토대로 올해 전망을 조사한 결과 중국이 이들 제품의 세계적인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 제품 중에 최근 ‘메이드인차이나’의 성가를 높이고 있는 품목은 DVD플레이어로 드러났다.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DVD플레이어 중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의 비중은 지난 99년까지만 해도 15.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말 현재 54.1%까지 치솟았다. 또 휴대폰의 경우에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 비중이 지난 99년 9.5%에서 지난해 27.8%로 수직 상승하면서 중국이 세계 1위의 휴대폰 생산기지로 떠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노트북컴퓨터의 중국 생산 비중도 같은 기간 동안 0.1%에서 11.7%로 증가해 대만과 일본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은 이들 IT 제품을 포함해 총 8개 품목의 생산 비중이 이미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모토로라와 네덜란드 최대 전자업체 필립스가 최근 잇달아 휴대폰 사업본부를 통째로 중국으로 옮긴 것을 비롯해 대만 IT업체 에이서와 벤큐 등 전세계 IT업체들이 대 중국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이테크 분야에서 “중국이 세계 최고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른 파장은 국가별로 크게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그 동안 중국과 중계 무역으로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의 하나로 꼽혔던 홍콩은 최근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정치에 이어 경제분야에서도 이미 대륙에 붙어 있는 ‘하나의 성’ 정도로 그 존재가 미미해졌다. 또 대만도 그 동안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발달해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나 최근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점차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이들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는 적당한 규모의 내수 시장, 인터넷과 통신 서비스, 메모리 반도체 등 몇몇 하이테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기술력에서 우리보다 3∼5년 정도 뒤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의 부상이 수출시장을 위협하는 것보다 이웃 국가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몇년만 더 지나면 중국은 전자와 IT는 물론 자동차와 기계, 우주·항공 등 하이테크 거의 전분야에서 우리의 수출시장을 위협하는 무서운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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