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용생체공학 기술리뷰](2)엑스선영상진단기술

 1897년 뢴트겐에 의해 엑스선이 발명된 이후 의료기관들은 엑스선영상(radiography)을 진단의 기본 구로 사용해오고 있다. 특히 그 기술은 환자의 안전과 질환예방을 위해 고해상도와 저방사선량에 초점을 두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의료용 진단장비 중 맏형격인 엑스선 영상장비는 엑스레이발생기와 필름 및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얻는 일반 엑스선촬영장치, 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골밀도측정장치, 수술 등을 위해 실시간의 동영상을 얻는 엑스선투시촬영장치(fluoroscopy system)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반 엑스선촬영장치는 100여년간 병원에서 사용돼온 것으로 필름의 2차원 공간에 엑스선량 분포가 감광량에 따라 흑백으로 나타나는 아날로그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의사와 환자 모두 진료와 치료과정이 편해졌으며 정량적인 데이터(필름)로 오진을 줄이는등 엑스선은 현대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렇지만 기존 엑스선영상진단기도 아날로그 형태를 띠는 신호라는 점과 신체에 대한 방사선 피폭의 위험도, 필름 현상으로 인한 화학물질 배출, 한 장의 필름을 판독하기 위한 현상시간 소요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해왔다.

 최근 정보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디지털 엑스선촬영장치(digital radiography)가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는 신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이는 기존에 비해 인체에 유해한 엑스선량을 적게 조사하면서도 높은 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DR는 일반 아날로그 방식의 엑스선에서 필름을 사용하는 대신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영상을 표시할 수 있게 한 디지털 방식의 차세대 제품이다. 즉 엑스선을 필름에 쏴 이를 현상하던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엑스선을 엑스선검출기(detector)에 조사, 이를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서 영상을 획득한다.

 바로 이 부분이 DR와 기존 아날로그 방식과의 가장 큰 차이점인 동시에 DR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DR제품을 보면 대략 명암 해상도는 최소 10bits(1024 그레이스케일)에서 최대 16bits(6만5536 그레이스케일)까지며 픽셀의 크기 또한 갈수록 작아지고 있어 앞으로 더 나은 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DR는 엑스선을 검출하는 방식에 따라 필름스캐너를 이용한 방법, 이미지 플레이트(image plate)와 판독기를 이용한 CR(Computer Radiography), 형광판과 CCD 카메라를 이용한 방법, 영상증배관과 CCD 카메라를 이용한 방법, TFT 재질의 평판형 반도체 검출기를 이용한 방법 등으로 크게 분류된다. 이 중 TFT 평판형 반도체 엑스선 검출기의 성능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TFT 평판형 반도체 검출기가 성능이 가장 우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DR의 전체적인 성능은 검출기 성능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지멘스·GE 등 세계 유수업체는 물론 삼성전자 등 국내업체도 DR 검출기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TFT 기술이 선진국과 대등할 정도로 매우 수준 높은 단계에 있어 조만간 DR시스템 사업의 주도권 경쟁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반도체형 검출기는 고부가가치의 첨단 핵심부품으로 CT·양전자방출촬영장치(PET)·선형가속기 등 분야는 물론 반도체소자 및 방사성 폐기물 등의 비파괴 검사, 군용 비파괴 검사장비(NDI) 등에도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고도 응용기술로 지목되고 있다.

 전기시험연구원 허영 박사는 “전자·의학·재료의 복합적인 기술을 요하는 DR는 병소의 조기발견 및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선진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핵심 진단장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영상 진단기기는 물론 관련 장비 산업에 폭넓게 사용되는등 산업 파급력이 높은 기술”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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