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대란]해외각국 상황

 이번 웜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2만대가 넘는 시스템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은 정도는 다르지만 인터넷 마비사태로 인한 영향권에 들어섰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번 사태가 새벽 시간대(이하 현지시각 25일 오전 0시 30분)에 발생해 심각한 피해는 입지 않았다. e베이·AOL타임워너·아마존 등은 특히 이번 사태의 ‘무풍지대’였다. e베이측은 “고객의 접속이나 사이트 운영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으며 AOL타임워너와 아마존도 “네트워크와 서비스는 처음부터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미국 백악관 하워드 슈미트 사이버보안 자문관도 “미 행정부내 혼란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만3000개의 ATM이 정지되는 등 이번 사태로 홍역을 치렀고 수천개의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W3인터내셔널미디어는 이번 공격이 시작된 지 6시간 만에 웹사이트 접속을 정상화시켰다.

 ◇일본=도쿄 소재 인터넷 보안업체 LAC는 25일 오후 수십개의 기업 및 대학들로부터 전송속도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 사이트들이 누군가로부터 UDP라는 데이터를 1시간에 수십만차례나 전송받고난 뒤 장애가 발생했다”면서 “한국에서 발생한 인터넷 마비사태와 유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주말을 맞아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대만=피해가 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컴퓨터 바이러스의 공격에 노출, 수백만명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국영 청화텔레콤은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오후들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다는 고객들의 전화가 폭주했다”면서 “점검 결과 미확인 바이러스에 공격받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의 일부 포털도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 공격을 받고 마비됐다고 덧붙였다.

 ◇기타 국가=인터넷 접속이 마비되거나 전송속도가 느려지는 사태는 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인도·캄보디아 등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태국에서는 국내 서버들이 정상 가동된 반면 정오부터 외국 서버에 대한 접속이 느려지기 시작해 저녁까지 수시간 동안 접속불능 상황이 초래됐다. 말레이시아 인터넷 서비스업체 타임닷컴은 “인터넷 접속이 부분적으로 이뤄지지 않거나 전면 마비됐다는 항의전화가 대거 접수됐다”고 밝혔다. 인도 뉴델리에서는 인터넷 이용에 애로가 있다는 사용자들의 불만이 일부 제기됐으나 인도소프트웨어개발센터에는 별다른 불편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필리핀의 한 인터넷 서비스업체는 26일 새벽 자체 인터넷망을 다운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한 징후를 감지하고 서비스를 일시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핀란드의 통신사업자 텔리아소네라가 핀란드·스웨덴 외부 지역에서 MS의 SQL을 사용하는 서버에서 접속불능 사태가 나타났다. 반면 도이치텔레콤·프랑스텔레콤 등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 유럽 제2의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인 와나두를 운영중인 프랑스텔레콤의 관계자는 “어떤 문제도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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