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18만원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24일 증시에서 SK텔레콤은 새벽 1시에 내놓은 자사주 3% 매입 계획과 올해 투자지출(CAPEX) 규모 재조정 공시 덕분에 장초반 상승세를 타는 듯 했으나 정통부의 이동전화번호 개선계획이 당정 협의에서 원안대로 통과되자 급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4.04%나 떨어진 17만8000원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낙폭이 커지면서 SK텔레콤은 거래소 시가총액 2위 자리를 KT에 잠시 내주기도 했다.
주가가 17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1년 4월 이후 1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날 3년만의 하한가에 이어 이틀 연속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자사주 3% 매입 계획이 전날 CAPEX 과다책정에 따른 투매 성향을 다소 진정시키는 완충 작용을 했지만 이동전화번호 개선에 관한 당정협의 결과에 따라 효과가 급속도로 냉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종인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SK텔레콤이 긴급 처방으로 3%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통부 계획대로 내년부터 이동전화 접속번호가 010으로 통합되고, 순차적으로 일방향 번호이동성이 도입되는 것은 SK텔레콤측에 명백한 악재”라고 설명했다.
양 연구원은 “투자 규모 재조정을 통해 얼마나 금액이 축소될 것인지에 따라 분위기가 호전될 가능성도 있지만 투자심리가 하루 아침에 회복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정통부의 무리한 정책이 도입 과정에서 다소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했지만 원안대로 시행될 것으로 보여 실망감이 컸던 것 같다”며 “SK텔레콤이 연타석 데드볼을 맞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전날 40만주 이상을 순매도했으나 24일에는 소폭의 순매수로 돌아서 SK텔레콤에 대한 매도공세가 다소 진정되는 듯한 조짐을 보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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