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을 한국 IT산업 발전을 위해 살아온 오해석 숭실대 교수(51)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를 넘어선 올해 또하나의 중책을 맡게 됐다. 우리나라 정보처리 분야에서 산학연을 연계시키는 핵심 조직인 한국정보처리학회의 8대 회장을 맡게 된 것. 지난 93년 12월 설립된 이 학회는 회원이 7000여명에 이르는 산학연 단체로 한국 IT산업 발전의 이론적 기술적 토대가 돼왔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2003년에 한국정보처리학회장을 맡게 된 것은 영광이지만 사명감이 양 어깨를 무겁게 합니다. 정보처리학회는 교수와 대학원생의 토론장이 아님을 명심하고 재임중 대학과 기업이 친형제처럼 친밀감을 갖고 공동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범적 산학협동 모델을 보여주겠습니다. 대학에서 연구한 이론이 산업현장에 접목되는 중매의 장이 되는 학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 회장이 IT산업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76년부터다. 대학(서울대 공과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했던 오 회장은 졸업과 동시에 대기업 전산실의 전산요원으로 입사했다. “당시 국내 대학에는 컴퓨터학과가 개설된 곳이 없었기 때문에 전산요원이 태부족했기 때문에 특급대우를 받으면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서의 평가나 대우도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식과 기술력의 한계에 부딪혀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고 82년 박사과정 재학중 국내 최초로 컴퓨터학과를 개설한 숭실대학교 전임강사로 자리를 옮겨 오늘에 이르기까지 후진양성과 연구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산업체 근무와 전산학과 교수로서 27년간 IT분야의 외길을 걸어온 셈이다.
“우리나라 IT분야의 실질적인 제1세대로 IT발전뿐만 아니라 IT산업 정책수립에 선도적인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포부와 책임감을 항상 갖고 있었으며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오 회장은 IT와 조우한 이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컴퓨터분야의 기술수준에 맞추어 강의실과 기업전산실을 왕래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곧바로 현장에 이식하는 일에 열중해왔다.
27년 동안 학계, 산업계, 정부를 오가면서 이뤄낸 일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오 회장은 우리나라 정부기관 거의 모든 부처에 자문과 특강을 행하면서 대한민국 IT 정책수립의 큰 틀을 만들었던 점을 꼽았다. 오 회장은 스스로 “청와대 IT수석 직무대행으로 봉사해온 것과 진배가 없다”고 밝혔다.
LG, 현대, 농협, 전경련을 비롯한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 벤처기업에 직접 경영지도 및 기술자문에 참여해 대학에서 닦은 이론적 지식을 산업에 응용되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했던 것과 97년 40대 중반의 나이에 숭실대학교 부총장에 취임하면서 숭실대학교를 IT 명문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데 전력을 다한 것도 하나의 업적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그는 숭실대에서 국내 최초로 벤처창업센터를 열어 우리나라 전반에 걸쳐 벤처창업의 붐을 조성했으며 98년 5월 전자신문과 함께 시작한 벤처지원포럼 회장을 맡아 명실공히 대한민국 벤처업계의 선도자로서도 묵묵히 일해왔다.
한국정보처리학회는 올해가 창립 10주년 되는 해다. 그동안 양적인 면에서나 질적인 면에서 성장을 해왔지만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21세기 세계화 시대라는 관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오 회장은 금년을 ‘학회의 세계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세계적인 학회로 성장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영문 논문지를 창간하고 영어로만 발표하는 국제학술대회를 미국과 국내에서 각각 개최, 외국인도 학회에 참여하는 길을 열어 세계적인 학회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오 회장은 학문간의 연계가 갖는 중요성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는 2500여개의 학회가 있습니다. 각 학회는 조직, 인적구성, 활동방법, 연구내용 면에서 나름대로 특성을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학문의 차별성, 수월성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학문간의 연대입니다. 유사한 학회, 연관성 있는 학회가 통합, 힘을 모으는 것이 더욱 큰 목표를 달성하는 데 효율적입니다. 선진국의 공룡과 같은 학회와 어깨를 겨루어 가기 위해서도 연관된 학회간의 협조와 통합은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신정부에 대한 충언을 주문하자 오 회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프트웨어 수출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에 있어 IT는 수출전략상품입니다. 물론 반도체, 휴대전화, 모니터 등과 같은 하드웨어의 수출실적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지식상품인 소프트웨어 수출은 매우 미비한 실정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이 과정에서 한국 전체 산업의 경쟁력도 빠르게 향상됩니다. 더욱이 새정부가 강력한 추진의지를 밝히고 있는 100만 일자리 창출정책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 오 회장은 “정부가 IT정책자문위원을 위촉할 때 개별적인 접촉보다는 IT인의 모임인 정보처리학회를 통해 추천받는 것이 더 객관적이고 우수한 인물을 추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약력:
1951년 12월 경북 상주생
학력
1975년 서울대 공과대학 졸
1981년 동대 대학원 컴퓨터 석사
1988년 동대 대학원 컴퓨터 박사 동대 행정대학원 수료
경력
1976년 태평양화학 전산실 주임
1979년 (주)삼호 전산실장
1982년 숭실대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1989년 일본 도쿄대 객원교수
숭실대 컴퓨터학부 교수(현) 겸 미 스탠퍼드대 방문교수
1997년 동대 중앙전자계산소장, 부총장
1998년 벤처지원포럼 초대회장(현)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2003년 한국정보처리학회장
<대외활동>
전경련 최고경영자과정 주임교수, 현대 사외이사, 농협 자문교수, 벤처캐피탈협의회 자문교수, 벤처지원포럼 회장, 커머스넷 전자상거래위원회 회장, 실리콘밸리한인IT사업가협회 고문, 벤처창업경진대회 심사위원장(정보통신부), 나스닥펀드 심사위원장(정보통신부)
저 서
데이터베이스 총론(정익사)
멀티미디어(이한출판사) 등 10종
많이 본 뉴스
-
1
“저녁 대신 먹으면 살 쭉쭉 빠진다”···장 건강·면역력까지 잡는 '이것' 정체는?
-
2
“라면 먹을떄 '이것' 같이 먹지 마세요”…혈관·뼈 동시에 망가뜨려
-
3
의사가 극찬한 '천연 위고비'…“계란 먹고 살찌는 건 불가능”
-
4
배달 3사, 이번엔 '시간제한 할인' 경쟁…신규 주문 전환율 높인다
-
5
현대차, '더 뉴 그랜저' 디자인 공개…“新기술 집약”
-
6
中 BYD, 국내에 첫 하이브리드차 출시…전기차 이어 포트폴리오 다각화
-
7
'HMM 부산 이전' 李대통령 “약속하면 지킨다…이재명은 했다”
-
8
국내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쇼룸 문 연다…로봇이 춤추고 커피도 내려
-
9
삼성바이오 전면파업 이틀째…5일까지 총파업 강행
-
10
우리은행, 계정계 '리눅스 전환' 착수…코어 전산 구조 바꾼다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