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비전 2003:컴퓨팅·SI업체]새해전망 전문가 의견(2)

*SW산업: 전원하 KRG 사장 whchun@krgweb.com

올해 국내 SW산업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다. IT경기가 오랜 침체 국면을 탈출하면서 SW 경기도 이제 바닥을 치고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지 않겠느냐는 바람이 팽배해 있다.

 낙관적인 전망자료도 발표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올해 SW산업 생산이 지난해보다 17.4% 성장한 20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패키지SW 분야는 지난해 보다 20% 이상 성장한 3조773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혀 SW기업들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수요 전망도 그리 나쁘지 않다. KRG가 국내기업들의 IT 수요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SW 및 솔루션 부문 수요는 지난해보다 25% 성장한 36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타 부문에 비해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또 SW산업협회가 종합한 공공기관 구매계획도 전년보다 100% 가까이 늘어난 2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SW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아직도 그리 밝지는 않다. 최근 SW산업협회가 SW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1분기 경기실사지수(BSI)는 114에 그쳤다. 물론 지난해 4분기의 109에 비해선 다소 호전된 것이지만 지난해 2분기의 169, 3분기의 141에 비해선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국내 SW기업들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안철수연구소나 한컴, 하우리, 나모인터렉티브 등 국내 SW업계의 대표주자들이 한결같이 심각한 매출 하락에 시달리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은 올해 한결같이 공격경영을 내세우며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스스로도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다국적 IT벤더들이 국내 업체들의 텃밭 역할을 해온 공공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국산 SW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SW업계의 최대 이슈는 무엇보다도 오피스 전쟁이다. 한컴이 넥스소프트와 연합해 내놓은 한컴오피스2003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얼마나 무너뜨릴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컴은 5, 6월경에 다시 한컴오피스 2004를 발표해 추격의 고삐를 바짝 죌 태세다. 한컴 이외에도 넥스소프트, 테크다임,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앞다퉈 오피스 프로그램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성과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올 한 해 오피스시장을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그룹웨어 업계는 지난해 공공 수요위축과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매출이 대폭 하향 조정되는 불운을 겪었으나 올해에는 전자문서시스템의 교체 수요로 인해 기를 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그룹웨어 및 KMS 통합 시스템 도입에 대한 요청이 이어짐에 따라 통합 솔루션을 앞세운 기존 고객 및 틈새시장 개척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외국계 벤더들의 공공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외산과 국산간 경쟁이 가장 치열해질 분야로 전망돼 국내 그룹웨어 업체들이 얼마나 시장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업용 인프라 솔루션 분야에서는 무선랜이나 PDA 등 무선 관련 SW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KRG의 조사 결과, 기업들은 그동안 주력해온 방화벽이나 VPN 등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하고, 올해부터는 무선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년 가까이 심각한 매출 부진에 시달렸던 무선 관련 SW기업들의 약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오랫동안 드리워진 경기침체의 장막이 일부 걷히면서 SW업계는 올해 국산과 외산, 기존 제품과 신생 제품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며 그 성패가 올해 국내 SW기업들의 성적표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e마켓플레이스: 김동훈 한국전자거래협회 부회장 dhkim@kcals.or.kr

e마켓플레이스라는 새로운 사업의 개념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e마켓플레이스 산업은 그야말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고 하겠다.

 2000년 초만 하더라도 미국에서의 e마켓 설립 열풍에 맞추어 국내에서도 주요 산업별로 경쟁사들간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컨소시엄 형태의 e마켓 발족에 대한 기사가 연일 보도되곤 했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국내외 e마켓들이 발전해 온 과정을 돌이켜 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이들 기업이 많은 시행착오를 해왔고 지금 현재도 매우 다이내믹한 환경하에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어떤 사업이든지 그것이 우리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시행착오를 하면서 발전하게 마련이므로 그동안 우리가 e마켓 분야에서 어떠한 시행착오를 했는가를 정리해 보고 이것을 바탕으로 향후의 성공전략을 모색해 보는 것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그 동안 e마켓이 발전해 온 길을 돌이켜 보면 양적인 측면에서는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통계청의 지난해 12월 조사자료에 의하면 e마켓 기업은 작년 2분기 현재 278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짧은 시간에 양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했다고 하지만 실제 그 내용을 보면 아직 우리의 e마켓 산업은 아직도 그 진입단계에 있다고 보여진다.

 아직도 e마켓이 질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몇가지 환경요인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는 e마켓을 이용하는 기업들의 문제라고 보여지는데 예를 들면 동종업계끼리의 협업적 문화에 대한 생소함이라든가, 투명거래에 대한 부담감, 기존 거래관행의 변화에 대한 저항 등의 문제를 들 수 있겠다. 두번째로는 국내 e마켓 기업들이 아직은 기존의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간 거래를 온라인 기반으로 전환시키기에는 그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e마켓 사업은 일반고객이 특정 사이트에서 온라인 구매를 하는 B2C 사업과는 달리 그 절차가 복잡하고 따라서 은행을 포함하는 여러 관련 조직들과의 온라인 연계지원들이 필요한데 이러한 인프라들이 아직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나라 e마켓 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 2∼3년 후에는 21세기 산업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나라 e마켓 산업은 금년 중에 반드시 다음의 문제들을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선 양적으로 팽창한 e마켓 산업이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체제화하기 위해 구조조정이 시급히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다.

 e마켓 기업의 경쟁은 기업끼리의 경쟁이 아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속성상 하나의 e마켓이 전세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 동종업계 및 관련 산업 e마켓간의 대승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협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또한 전통기업들은 이제 e비즈니스 도입 없이는 21세기 경영환경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그러한 전제 아래 e마켓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난 3년간의 경험을 통해 e마켓 사업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는 우리 e마켓들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해 있다고 하겠다.

*SI산업: 김현수 한국SI학회장 hskim@kmu.kookmin.ac.kr

SI산업은 전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분야다. 국내 SI산업 규모 역시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섰으며 향후에도 연평균 25%씩 성장해 오는 2006년에는 2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SI산업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 하고 있다. 중국, 동남아 등으로 활발한 해외진출을 시도 중이지만 선진국은 물론 인도나 아일랜드 등보다도 대외 인지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는 SI산업 육성과 SI수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특히 정부차원에서의 활동이 필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인력양성은 SI산업 육성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력을 보유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 따라서 국제화된 전문 SI인력 종합양성기관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경우 대표기업의 매출이 수백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단위 기업차원에서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현장지식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을 가질 수 있다.

 개별기업의 사정이 여의치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SI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프로젝트관리(PM)와 SI마케팅 관련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기관과 기업에는 연구비를 집중지원하는 등의 메리트 시스템 적용이 필요하다.

 SI기업의 소프트웨어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한 품질전문가도 필요하다. 정부의 소프트웨어 프로세스 평가기법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의 확대 지원은 물론, 기능점수 측정전문가(CFPS) 양성도 필요한 부분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정부가 외국 정보화 담당 공무원들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 해외 전자정부 및 공공SI 사업이 대부분 현지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발주되는 프로젝트로 국내 민간기업이 접근하기에는 많은 장벽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해외 프로젝트의 핵심 인사를 정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초청해 국내 SI산업을 소개하고 해당 기업의 프로젝트 참조모델을 확인토록 한다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e코리아’의 위상도 널리 알릴 수 있고 개별기업의 사업수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국내 IT산업간 기술교류 및 인적교류의 교두보가 마련돼 타 산업군으로의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대형 프로젝트를 창출하고 공공기관이 정책적으로 솔선수범하여 정보화사업의 아웃소싱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아웃소싱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아웃소싱 대가 기준의 현실화를 추진하고 서비스수준협약(SLA)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한편, 아웃소싱 계약시 탄력있는 기간 적용과 아웃소싱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지원 등이 필요하다.

 SI프로젝트 엔지니어링 표준의 구축도 필요하다. SI산업 전체의 능력수준과 기술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조직성숙도 평가 및 개선 모델(CMM) 획득은 물론, 획득한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토록 하는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

 프로젝트 수행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국가의 프로젝트 엔지니어링 표준을 자체적으로 구축,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학·관·연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엔지니어링 표준 구축 위원회를 구성해 표준을 구축하고 확산하는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국제표준의 국내 토착화와 국내 기술의 세계 표준화도 추진해야 한다.

 올 한해 산·학·관·연 각 부문이 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함으로써 SI의 국가 전략산업화를 조기에 달성하는 토대를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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