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인터넷과 다원화 사회

◆정의동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edchung@ksda.or.kr

 편의점의 냉장고 앞에 서서 음료수를 고르다 보면 그 종류도 많거니와 음료수의 종류가 바뀌는 속도 또한 매우 빠름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해지고, 가치가 다원화되는 것은 음료수의 예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과거에 없던 직업이 새롭게 생겨나고 결혼관과 가족관도 크게 달라지는 등 그야말로 다양화, 다원화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사회의 다원화에 일조를 한 것이 정보기술(IT)산업의 발전이 아니었나 싶다. IT산업의 발전은 기존의 산업사회에서는 없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냈으며, 다양한 IT기반을 통한 동호회의 형성은 취미활동의 범주를 넘어 자신들의 이익을 표현하는 수단으로까지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IT산업의 발달이 계층간의 의사소통관계를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한 결과이며, 유사집단간의 정보공유를 통한 새로운 가치관과 개성의 창출이 활발해진 까닭이다.

 그런데 IT산업을 기반으로 확산되는 다원화, 다양화 추세에는 우리가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다양한 의견과 가치를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을 얼마만큼 매끄럽고 조화롭게 해나가는가 하는 것이다. IT매체를 통한 독창적인 의사표현과 다양한 주장이 자연스럽게 제기됨과 동시에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견해에 대한 인정과 건전한 비판에 대한 진심어린 수용의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IT매체를 이용해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자기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에 동조하는 집단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와는 다른 의견과 성향을 가진 집단을 편견 없는 대화창구로 이용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수단으로서도 IT매체가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IT산업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사회가 다원화되고 가치가 다양해지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IT매체를 활용하는 데도 극성스러움이 유별나기 때문에(약간 부정적인 뜻이 있지만 오히려 여러가지 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함) 다원화, 다양화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시스템 또한 더욱 빨리 구축하여 IT산업의 발전에 따른 혜택은 최대한 누리면서 부작용을 최소화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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