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컴퓨팅 `10대 이슈`](9)SMB `태풍의 눈`

 컴퓨팅업체들이 SMB(Small Medium Business)분야를 장기불황을 타개할 돌파구로 여기면서 관련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정보화 프로젝트에 가려져 있던 중견·중소기업용 정보시스템 시장이 업계의 확실한 수요처로 떠오르면서 외국계 대형 IT기업들이 SMB시장에 속속 진출, 전방위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삼성SDS, LGCNS, SKC&C, 대우정보시스템 등 유명 시스템통합(SI)기업까지 중견·중소기업을 겨냥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개발·출시하는 등 SMB시장이 빠르고 넓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SMB가 IT산업의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메임프레임 및 유닉스 기반의 중대형 컴퓨팅에 집중되어 있던 외국계 IT기업의 솔루션이 고가 일변도에서 중저가로 폭넓어져 국내 IT산업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IBM,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중대형 하드웨어 공급업체들은 SMB시장을 겨냥해 일제히 인텔아키텍처(IA) 서버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IA서버가 메임프레임이나 유닉스 시스템을 도입할 만한 자금여력이 없고 상대적으로 데이터량도 적은 중견·중소기업에 적합한 하드웨어이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SMB 영업인력을 보강함과 동시에 LGIBM과의 IA서버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HP도 염가형 유닉스와 IA서버를 내세워 SMB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두 회사는 SMB용 하드웨어 분야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SMB 전문 판매대행구축(채널)사를 확대할 예정인 등 양보없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리눅스를 지원하는 유닉스 운용체계인 ‘솔라리스 x86’에 이어 리눅스 기반의 IA서버를 출시해 한국IBM, 한국HP에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EMC, 한국HP, LG히다찌, 효성인포메이션,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SMB용 스토리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격돌하는 등 컴퓨팅 하드웨어산업의 방향타가 SMB에 맞춰지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하드웨어에 못지 않은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ERP를 중심으로 하는 대기업의 정보화 수요가 포화상태에 근접하면서 SMB 이외에는 눈길을 사로잡을 수요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IBM은 올해부터 2005년까지 국내 SMB시장에서 3조원대 매출(하드웨어 포함)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고 독립솔루션공급회사(ISV)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가 각각 ‘패스트포워드’ ‘스마트’라는 SMB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고객확산에 나섰다.

 이들 3사는 먼저 연간매출 1000억원 안팎의 중견기업을 공략하고 향후 소기업들로 고객을 넓힌다는 전략을 마련, 시장에서 국산 기업용 솔루션업체들과의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산 기업용 솔루션업계는 상호 기술교류 및 공동 영업·마케팅 제휴를 맺고 SMB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ERP로부터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그룹웨어,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지식관리시스템(KMS) 등의 분야에서 기술력을 배양해온 국내 IT기업들이 연합세력을 형성함으로써 외국계 IT기업에 대한 역공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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