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무협 팬터지냐, 한국형 주제의식이냐.’
24일 개봉을 앞둔 두 편의 화제작이 영화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장예모 감독, 양조위, 장만옥 등 이름만 들어도 뭔가 재미난 홍콩 무협영화가 펼쳐질 것 같은 ‘영웅’과 3년만에 스크린 나들이를 하는 흥행 보증수표 한석규의 신작 ‘이중간첩’이 그 주인공. 최근까지 경쟁관계에 있던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과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에 이어 이 두 영화가 설날 흥행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먼저 ‘영웅’은 할리우드 최고 흥행기록을 수립한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의 계보를 잇는 무협 팬터지. 진시황을 살해하려는 전설적인 자객들과 이들 자객을 물리친 의문의 검객의 이야기가 스토리라인으로 전개된다. 영화사 측은 ‘글래디에이터’의 스케일, ‘와호장룡’의 감동적인 스토리와 영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자랑할 정도. 물위를 걷고, 공중을 날며, 수천개의 화살을 검으로 쳐내는 장면 등은 무협영화 마니아라면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캐스팅도 볼거리다. 세계적인 톱스타 이연걸을 비롯해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양조위와 장만옥,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장자이 등 황금 캐스팅을 자랑한다. 장만옥과 장자이가 한 남자(양조위)를 두고 벌이는 사랑과 질투는 양념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화려하게 펼치는 두 사람의 무협 액션은 ‘와호장룡’에서 최고의 대결 신으로 꼽히는 양자경과 장자이의 액션 신을 연상케 한다.
‘영웅’은 이미 지난 12월 20일 중국에서 개봉해 중국 최고의 관객동원 기록했다. 개봉일 하루 200개 스크린에서 12백만위안(약 18억원)의 기록을 세웠으며 매진사례로 인해 새벽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상영횟수를 늘이는 등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영웅’이 대외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라면 ‘이중간첩’은 국내에서 끊임없이 화제가 된 영화다. ‘이중간첩’의 포인트는 무엇보다 한석규, 고소영이 오랜 휴식기를 끝내고 시작한 영화라는 점. 한석규는 ‘텔미썸딩’, 고소영은 ‘하루’를 끝으로 전혀 스크린에 얼굴을 비치지 않아 영화팬들의 그리움을 자아내고 있는 한국영화의 간판스타들이다.
따라서 영화사에서도 스토리보다는 막강한 주연배우들의 이력을 내세워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가 약하다고 생각하면 오산. 80년대로 관객을 안내하는 ‘이중간첩’은 남한에서 고정간첩으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딜레마를 근간으로 멜로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독특한 색깔의 작품이다. ‘쉬리’의 정서와도 맥이 닿는 면이 있지만 보다 섬세하고 갈등구조의 강도가 더 높은 것이 특징.
남조선 혁명 과업을 부여받고 남파된 대남 공작원 림병호. 위장귀순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고 남측의 신뢰를 쌓으며 남한생활을 한 지 3년이 되는 날 병호는 드디어 북의 첫번째 지령을 접수한다. 라디오 프로그램의 DJ 윤수미와 접선한 이후 남측에서 준비중이던 북파 간첩단의 정보를 북에 전달하는 임무를 완수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남측에서는 작전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희생양으로 병호를 지목하고 북측 역시 안전을 위해 병호를 제거하려 하면서 병호는 신분 노출과 생명에의 위협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영웅은 12세, 이중간첩은 15세이상 관람가.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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