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솔루션 업계가 ‘통합과 확장’을 새해 화두로 정보기술(IT) 경기침체를 돌파할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찾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의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웹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던 솔루션 수요를 중견·중소기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SMB(Small Medium Business) 사업에 전력투구하는 것이다. 이는 고객(기업)의 정보시스템 이용환경을 웹으로 옮김과 동시에 시장규모를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보다 많은 네티즌을 포섭해 전자상거래 관련 서비스의 발판으로 활용하듯이 기업들의 정보시스템 포털화가 잇따를 전망이다.
◇웹서비스, 솔루션 통합의 중심=올해를 기점으로 개념에만 머물렀던 웹서비스가 현실에 적용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웹서비스를 실현할 플랫폼(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정보·사람·시스템·디바이스를 연결해내겠다는 ‘닷넷(.NET)’ 전략을 중심으로 웹서비스 관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특히 지난해 7월 닷넷 2기를 선언하면서 발표한 웹서비스 개발툴인 ‘비주얼스튜디오닷넷’이 한국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코리아와 같은 경쟁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확장성표기언어(XML) 기반의 웹서비스 플랫폼(닷넷)을 통해 운용체계·프로그램언어·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애플리케이션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동양시스템즈·LGCNS·삼성SDS·대우정보시스템·SKC&C 등 대형 시스템통합(SI) 기업들을 닷넷 후원군으로 확보하면서 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같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 지원군 확산전략은 한국HP를 비롯해 코인텍·가온아이·비아이씨앤에스 등 국내 중견 SW기업들을 확보하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IBM도 닷넷에 맞대응할 자바(J2EE) 지원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분주하다. 이 회사는 올해를 ‘고객의 비즈니스에 웹서비스를 직접 적용하는 해’로 삼고 시장공세의 고삐를 바짝 틀어쥐고 있다.
구체적으로 웹서비스 개발툴과 실행환경을 제공하고 기존 정보시스템과의 원활한 통신을 구현할 종합 플랫폼인 ‘웹스피어’의 고객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2), 애플리케이션서버, 협업솔루션(로터스), 시스템관리솔루션(티볼리) 등 소프트웨어 전제품을 웹서비스용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IBM의 웹서비스용 플랫폼 체계는 곧바로 현업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선 상태여서 고객확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한국에서 보다 많은 웹스피어 후원군을 확보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에 와우(WoW:Webservice on Websphere)센터를 개설하고 독립솔루션공급사(ISV)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도 언제 어디서나 장비에 관계없이 정보·데이터·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온디맨드(Services on Demand) 전략인 ‘선원(Sun ONE)’을 통해 자바기반 웹서비스의 개념을 처음 주창했던 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전력 투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웹서비스용 운용체계·플랫폼·서버·워크스테이션·스토리지 전략을 통합해 모든 컴퓨팅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N1’ 전략을 새로 마련하고 시장에 나선다.
이같은 대형 IT기업의 웹서비스 주도권 다툼은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기업포털(EP), 개발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등 세부 솔루션 공급기업간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또한 모바일기능 구현과 같은 시장의 현실적인 요구들이 증대되면서 솔루션 통합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SMB, 시장확산의 교두보=끝을 가늠할 수 없는 경기침체가 SMB를 IT산업의 중심으로 끌어내고 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의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포털(EP)화 작업을 통해 이미 웹서비스 구현의 길로 접어든 대기업들에 밀려 ‘IT분야의 변방’으로 취급됐던 중견·중소기업들이 주류로 부상한 것이다.
이제 SMB는 대기업용 솔루션 시장에서의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현상을 타개하고 매출을 확대할 ‘IT분야의 확실한 오아시스’로 자리매김했다.
한국IBM은 올해부터 오는 2005년까지 SMB분야에서 3조원대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한국HP도 전체매출의 15% 수준인 SMB 사업비중을 올해 5월까지 3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국오라클·한국CA·SAP코리아 등도 각각 SMB 전용 솔루션을 마련하고 전체 매출의 25% 이상을 소환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한국오라클은 SMB용 토털 애플리케이션인 ‘패스트포워드’와 함께 비용절감형 DBMS 공급전략인 ‘9i 스탠더드에디션’을 내세워 총체적인 중견·중소기업용 정보화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한국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바탕으로 그룹웨어(모델명 콜레보레이션스윗)를 출시하는 등 SMB분야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매출액인 2000억원을 넘어서는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ERP를 중심축으로 하는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인 SAP코리아도 올해 SMB 전용 제품인 ‘마이SAP 올-인-원’과 ‘마이SAP 비즈니스 원’을 본격적으로 출시해 10%에 머물던 SMB 매출비중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개 이상의 SMB 전문 판매대행(채널)사를 확보하는 등 전방위 공략에 나섰다.
SAP코리아는 올해를 기점으로 지난 2001년에 기록한 당기순손실 48억원의 부담을 털고 연간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외국계 대형 IT기업에 이어 국내 시스템통합(SI) 기업들까지 시장에 가세, SMB가 IT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기업의 정보화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SI기업이 SMB분야로 시선을 돌리면서 국내외 SW기업들의 방향타도 SMB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LGCNS는 한국오라클의 SMB 솔루션인 ‘패스트포워드’를 적용한 중견·중소기업용 ERP인 ‘패스트 ERP’를 선보였으며, SKC&C도 국산 ERP 전문기업인 영림원소프트랩과 함께 기능을 제약업종으로 특화시킨 ‘스카이 ERP’를 출시하고 SMB시장에 진출했다. 또한 삼성SDS가 ‘유니ERP’로 제조·유통분야 중견·중소기업의 수요를 겨냥하고 대우정보시스템이 기계업 전용 ERP패키지인 ‘베스(BES)’를 앞세워 SMB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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