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녹이는 `팝·재즈 향연`

 지난해 본격적으로 물꼬가 트인 공연계는 연초부터 생동감이 넘친다. 크고 작은 콘서트에 뮤지컬, 퍼포먼스, 연극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풍부하다.

 특히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는 겨울방학을 고려해서인지 온가족이 함께 하는 콘서트가 마련돼 있다. 살아있는 팝의 역사, ‘시카고’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가 하면, 세계를 사로잡은 17세 소녀 로커 ‘에이브릴 라빈’도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아울러 국내 퓨전재즈밴드 ‘웨이브’의 라이브 공연도 대학로에서 열린다.

 특히 시카고와 에이브릴 라빈은 각각 20세기와 21세기를 대표하는 ‘세기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시카고는 그룹이 결성된 지 36주년을 맞는 반면, 에이브릴 라빈은 이제 막 데뷔앨범을 낸 신참내기 로커. 시카고를 통해서 부모세대의 향수를, 그리고 부모는 에이브릴 라빈과 함께 10대문화를 공감해보는 것도 올 한해를 여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시카고 내한공연은 오는 2월 4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막을 올린다.

 ‘Hard To Say I’m Sorry’ ‘If You Leave Me Now’ 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세인의 가슴에 각인시켰던 팝그룹 시카고. 월터 패러자이더(색스폰), 리 러프네인(트럼펫), 제임스 펜코(트럼본), 테리 케이스(기타), 로버트 램(피아노), 데니 세라핀(드럼), 피터 세트라(베이스), 제이슨 셰프(보컬) 등 실력파 뮤지션으로 구성된 시카고는 18개의 플래티넘 앨범과 7개의 골드 앨범, 5곡의 빌보드 넘버원 싱글, 20곡의 빌보드 톱텐 싱글이라는 기록을 낳으며 팝 역사에 일획을 긋고 있다. 특히 2002년 그룹 결성 35주년을 맞아 발표한 베스트앨범은 음반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가볍게 골드레코드를 획득, 시카고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시카고는 여전히 세계를 순회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현재진행형 대형 그룹이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한국팬에게 사랑받았던 향수어린 팝 발라드와 관악기를 내세운 초기의 재즈·록넘버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는 27일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에서 열리는 에이브릴 라빈의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데뷔앨범 ‘Let Go’는 세계적으로 900만장을 돌파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작품. 국내에서도 에미넴, 머라이어 캐리와 같은 중견 팝 아티스트의 판매량에 맞먹는 9만장이 팔리는 등 10대의 우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 에이브릴 라빈과 관련한 커뮤니티 회원이 2만6000명을 육박한다.

 에이브릴 라빈의 인기비결은 가사에 실려있는 10대의 솔직한 감성과 생각, 신나는 록비트의 시원한 느낌, 꾸미지 않은 목소리, 작은 체구에 실려나오는 소녀 뮤지션의 반항기 어린 질주 때문이 아닐까. 현재 3번째 싱글 ‘I’m with You’도 빌보드 싱글차트 상위권에 데뷔, 한 앨범에서 연속 3개의 싱글이 히트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번 내한공연은 ‘공연장이 모두에게 신나는 장소가 됐으면 좋겠다’는 에이브릴 라빈의 요청에 따라 전석 스탠딩 공연으로 이뤄진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무대를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열정, 4인조 펑크 팬드 멤버들과 함께라면 겨울 추위도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대학로 폴리미디어씨어터에서 열리는 웨이브의 ‘funny fusion jazz party’는 한국 퓨전재즈의 미래를 가늠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98년 결성된 퓨전재즈밴드 웨이브는 퓨전재즈의 대중화와 음악의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며 국내 재즈 마니아 사이에서 소리소문 없이 인기를 더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웨이브가 오랜만에 갖는 단독공연이자, 본격적인 세계무대 진출에 앞서 국내 팬들을 찾는 공연이다. 2002년 11월 발매된 4집 ‘The Style’의 섬세하고 서정적이며 분위기 넘치는 곡과 함께, 그동안 발표한 곡 중에서 비트있는 음악을 선곡해 웨이브의 모든 음악세계를 펼쳐보일 예정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