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전면 해외생산시대

LG, 4월부터 中서 노트북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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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중국에 연간 100만대 규모의 노트북PC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부터 선양 현지공장을 운영중인 삼보컴퓨터와 오는 3월부터 쑤저우 공장의 본격 가동에 들어갈 삼성전자를 포함, 국내 PC업계는 사업 시작 20여년 만에 전면적인 해외생산시대를 맞게 됐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2분기부터 중국에서 노트북PC를 현지 생산하기로 하고 상하이 인근인 쿤산에 2월말까지 생산시설을 완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3월 시범생산에 착수한 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가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초기 생산능력은 월 5만대 정도며 점차 규모를 늘려 내년에는 월 10만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바이어들이 지속적으로 중국 생산시설을 요구한데다 최근 노트북PC의 공급가격이 국내 생산으로는 수지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평택공장과 중국 쿤산 생산시설을 적절히 이용해 바이어들이 요구하는 가격과 성능을 모두 만족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쿤산에는 이미 대만 PC업체인 컴팔·마이텍·트윈헤드 등이 노트북PC를 생산하고 있으며 인근 상하이에는 도시바·HP·인벤텍이, 쑤저우에는 아수스텍·FIC·삼성이 둥지를 트는 등 상하이 인근 100㎞ 내 지역이 세계 최대 노트북PC 생산기지로 부상한 상태다.

 지난해 90여만대의 노트북PC를 HP·IBM 등에 공급, 국내 최대 노트북 생산업체로 자리매김한 LG전자는 올해에는 작년보다 60% 이상 증가한 총 150여만대의 노트북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PC제조 분야에서 국내업체로는 유일하게 대만업체들의 규모의 경제에 대항할 수 있는 상대로 부상했다.

 LG전자는 중국 생산시설과 관련해 자체 시설을 마련하는 방안과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등 두가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라인증설 개념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향후 국내 생산라인의 이전도 본격화되고 부품소싱도 현지에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협력업체들도 중국에 진출할 수밖에 없어 한국이 점차 PC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