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의 위성방송 동시재송신을 놓고 방송계가 정면대립하는 양상이 연출돼 자칫 잘못하면 수도권시청자들이 MBC, SBS, KBS2 TV를 시청하지 못하는 최악의 국면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13일 오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협의회(회장 유재홍)는 임원회의를 열고, 위성방송에 의한 지상파TV의 동시재송신문제에 초강력 대응을 선언했다.
그러나 13일 오후 방송정책·규제기구인 방송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스카이라이프가 최근 제출한 SBS, KBS2 TV에 대한 동시재송신 승인신청서에 대해 이의 승인심사를 위한 공식적인 절차를 밟기로 했다.
방송위원회의 이같은 결의는 지상파 재송신을 규정한 방송법 시행령개정안이 발효된 데다 스카이라이프측이 신청서를 제출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분석된다.
그러나 만약 방송위가 스카이라이프의 요청을 전격 수용한다면 방송계는 누가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 한동안 수렁속에서 맴돌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같은 예측은 13일 오전 이뤄진 SO협의회의 결의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SO협의회는 △우선 14일 정권인수위원회·방송위원회·정보통신부·문화관광부 등 관계기관에 위성방송의 지상파TV 재송신을 반대하는 건의서를 제출하고 △주요 일간지에 재송신 반대 광고를 게재하는 한편 △승인 결정시 방송위에 승인행위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도 제기키로 했다.
문제는 또 다른 조치.
SO협의회는 △MBC·SBS에 위성방송 재송신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한편, 동시재송신이 이뤄질 경우 △수도권 SO의 해당 지상파TV의 케이블TV 송출 중단 △수도권 이외 지역 SO의 수도권 지상파TV 동시재송신 강행 등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이 연출되면 대부분의 수도권 시청자들은 MBC, SBS를 시청하는데 기술적 불편을 감내해야 하며 기타지역 시청자들은 덤으로 수도권에 한정돼 서비스되는 MBC와 SBS채널을 그대로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케이블TV 시청가구가 1000만 가입자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상상할 수 없는 방송사고가 벌어지는 것이다.
또한 몇몇 대형 복수 SO들은 MBC, SBS 계열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채널에 대한 송출 중단을 검토하고 나서 파급은 더욱 확산될 조짐이다.
케이블TV업계가 가입자들을 볼모로 실력행사에 나설지 여부는 미지수로 보인다.
그러나 SO들이 선언한 대로 실력행사를 하게 된다면 국내 방송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게 분명해 보인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반도체 R&D 주52시간 예외…특별연장근로제로 '우회'
-
2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3
LS-엘앤에프 JV, 새만금 전구체 공장 본격 구축…5월 시운전 돌입
-
4
“TSMC, 엔비디아·AMD 등과 인텔 파운드리 합작 인수 제안”
-
5
“1000큐비트 양자컴 개발…2035년 양자 경제 선도국 도약” 양자전략위 출범
-
6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7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8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9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10
공정위, 이통 3사 담합 과징금 1140억 부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