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이 VDSL 보급에 힘을 기울이면서 칩세트업체들이 가격인하 등을 통한 수요처 확보에 열을 올리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QAM 방식의 VDSL 칩세트로 국내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를 겨냥해 DMT 방식의 칩세트를 공급하는 후발업체들이 대대적인 가격공세를 펼치고 나서 파란이 예상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MT 방식의 VDSL 칩세트를 공급하는 이카노스는 지난 1일자로 국내에 공급하는 VDSL 칩세트(모델명 SmartLeap 8100)를 포트당 9.97달러로 인하했다.
이 가격은 VDSL장비의 핵심 칩세트인 디지털신호처리기(DSP)와 아날로그프런트엔드(AFE)를 합친 것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VDSL장비의 기본 단위인 가입자(CPE)용 모뎀과 중앙국(CO)용 집선장치(DSLAM)를 통합한 회선당 칩세트 공급가격을 20달러 미만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카노스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인하폭과 배경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번 인하율이 기존 공급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인피니온의 공급가격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카노스의 국내 대리점인 한국유니퀘스트의 한 관계자는 “후발 벤처기업이고 인피니온과는 다른 DMT 방식을 표방하는 만큼 시장진입 및 확산을 위해서는 가격정책에 크게 손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피니온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가격수준을 밝힐 수는 없으나 경쟁사와 비교할 때 가격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승패의 결정은 가격뿐만 아니라 4밴드 후속제품 등 고성능의 안정된 솔루션을 누가 빨리 공급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에 경쟁사의 움직임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국내 VDSL시장은 올해 초고속인터넷사업자들의 투자확대에 힘입어 200만∼300만회선의 신규수요가 예상되면서 인피니온·메타링크·브로드컴 등 QAM 방식의 업체들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ST마이크로·이카노스 등 DMT 방식의 외국업체들이 국내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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