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통 사람들]윤호섭 웨마 사장

 “인터넷 사용인구가 늘면서 인터넷 쇼핑몰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반면 물건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는 제한돼 있습니다. 제조업체와 쇼핑몰 중간에서 매개자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윤호섭 웨마 사장(41)은 ‘인터넷 벤더’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인물이다. 인터넷 벤더는 생산자와 쇼핑몰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일반 유통에서 흔히 말하는 ‘총판업자’를 연상하기 쉽지만 실제로 하는 일을 보면 훨씬 복잡하다.

 쇼핑몰이 원하는 제품 정보를 실시간에 공급하고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웬만한 솔루션을 모두 지원해준다. 유통 노하우에서 정보기술(IT)까지 알아야 하는 셈이다.

 “인터넷 벤더의 1차 업무는 원활한 상품공급입니다. 여기에 쇼핑몰과 제조업체의 효율적인 상품관리를 위해 IT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개발한 솔루션이 바로 ‘e프로세스’입니다. 이를 통해 제조업체는 모델별 재고 상황·배송일정·주문 한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쇼핑몰과 이용자는 제품정보 검색에서 거래내역과 주문진행 조회, 주문 입력에 이르기까지를 원스톱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웨마(http://www.wema.co.kr)는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공급하는 인터넷 벤더로도 등록돼 있다. 웨마는 삼성전자에서 출시되는 가전제품을 실시간으로 인터넷 쇼핑몰에 공급한다. 웨마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는 쇼핑몰만도 120여개에 이른다. 이 중에는 한솔CSN·인터파크·롯데닷컴 등 종합쇼핑몰을 비롯해 넷패밀리 등 웬만한 중소 쇼핑몰도 포함된다.

 윤호섭 사장이 인터넷 벤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시장이 최고조에 오를 때 가전 메이커와 쇼핑몰을 온라인으로 이어주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사실 가전 메이커에 인터넷 쇼핑몰은 ‘계륵’과 같은 존재입니다.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대리점이나 직영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달리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착안해 메이커와 쇼핑몰을 온라인에서 만나게 해주자는 아이디어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윤 사장의 개인적 이력도 한몫했다. 윤 사장은 경희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10년 가까이 PC유통업무를 맡았다. 당시 삼성에서 얻은 영업 노하우가 창업의 직접적인 동기가 됐다.

 웨마는 올해를 기점으로 취급품목을 가전 중심에서 컴퓨터와 단말기 등으로 확대키로 했다. 거래규모도 지난해 87억원의 2배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 그만큼 이 사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쇼핑몰은 사이트를 오픈한다고 끝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상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특히 중소 쇼핑몰업체가 대형 몰처럼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웨마 같은 인터넷 벤더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윤 사장은 인터넷 벤더의 장점에 대해 “쇼핑몰이 고민하는 예측 선매입의 어려움, 상품별 재고 불가, 고객 배송 만족도, 시장정보 부족, 반품으로 인한 상품처리의 어려움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요약했다.

 윤 사장은 인터넷 벤더가 오프라인처럼 유통채널만 더 복잡해지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인터넷은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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