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모바일 PC플랫폼인 태플릿PC와 스마트디스플레이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며 사업방향을 저울질해온 국내업계가 최근 태블릿PC로 방향을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업계는 스마트디스플레이가 최근 기대 이하로 기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지고 가격적인 메리트도 부각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포스트PC사업방향을 태플릿PC쪽으로 중심이동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 개막된 CES쇼에서 15인치 LCD모니터 기반의 스마트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출품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용제품 출시를 연말께로 늦추는 대신 태플릿PC사업에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디스플레이에 상당히 많은 기대를 했지만 현재로는 기술적인 한계가 적지 않아 당분간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제품출시 시기를 10월 이후로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상반기 내에는 스마트디스플레이 상용출시를 하지 않는 대신 태블릿PC 출시를 최대한 앞당겨 이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삼보컴퓨터는 이번 CES쇼에서 8.4인치의 스마트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이고 시장 선점차원에서 이르면 2월께 관련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삼보는 스마트디스플레이의 시장활성화를 크게 기대하지 못해 하반기에는 태플릿PC를 조기 출시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국내업계는 관계자들은 “현재의 스마트디스플레이는 기술적인 문제점과 가격적인 핸디캡이 생각보다 크다”며 “문제점을 개선한 운용체계를 내놓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사업화가 곤란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의 스마트디스플레이는 802.11b 무선랜 규격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SVGA급(800×640) 이상의 해상도에서 화면이 불안정하고 동영상 지원도 불가능하며 특히 가장 큰 장점으로 손꼽았던 멀티유저 환경이 구현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가격 역시 필립스가 다음달 출시하는 15인치 제품의 경우 1499달러대에 책정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가 장담했던 500∼800달러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보컴퓨터측 관계자는 “태블릿PC도 문제점이 적지 않지만 하반기에는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관련 제품을 출시,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플릿PC는 올 상반기 중 인텔의 저전력 CPU인 배니아스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어 약점이었던 짧은 사용시간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태블릿PC의 컨셉트를 새로운 제품군이 아닌 노트북PC를 대체하는 상품으로 잡으면서 어떤식으로든 태블릿PC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부각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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