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90㎚ 회로선폭 반도체의 조기 양산으로 승부를 걸고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가 오는 4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90㎚ 회로폭을 갖춘 시스템칩의 대량 생산을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NEC와 후지쯔 등 일본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중으로 90㎚ 반도체의 대량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90㎚ 반도체는 130㎚ 반도체에 비해 크기가 약 절반 정도 작아지며 처리 능력은 20% 향상되고 전력소모는 40% 줄어든다. 또 이 기술로 같은 크기의 반도체를 만들 경우 생산량이 2배로 늘어나는 효과를 보게 된다.
도시바는 오이타현의 공장에서 월 1만개 이상의 시스템 칩을 생산해 이를 디지털 홈 기기 및 게임 단말기용으로 마케팅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90㎚ 반도체 생산을 해외 경쟁사보다 일찍 양산해 국제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NEC전자는 가나가와현 공장에서 9월부터 90㎚ 칩 대량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내년 회계연도에 90㎚ 시스템칩을 고성능 서버용 컨트롤러용으로 판매해 40억엔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또 이 회사는 2005 회계연도에는 90㎚ 반도체 적용 영역을 디지털 홈 기기용 등으로 확대해 판매액을 250엔 규모로 확대키로 했다.
후지쯔는 올 여름에 고성능 서버용 90㎚ 칩을 도쿄 기술센터에서 대량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 반도체 사업을 통합하는 히타치와 미쓰비시전기도 90㎚ 공정의 조기 도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90㎚ 공정 조기 도입으로 반도체 장비 시장에 특수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0㎚ 반도체 제조를 위해서는 특수광원을 사용하는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본 업체들이 제조장비의 교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반도체 장비 교체 투자는 오는 2004년 회계연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 1위와 2위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삼성은 여름께 90㎚ 반도체의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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